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에 대한 나의 생각 (1996 EBS 문학기행 '여수의 사랑')

2024. 10. 15. 22:56예술/etc.

 

한강 노벨상 수상 축하. Howe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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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로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했을 때, 내 첫 감정은 대부분 기쁨과 축하였다. . 며칠이 지난 지금, 순수하게 축하만 해줄 수는 없는 이유들이 여럿 생겨나고 있어서 정리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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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스타그램에 쓴 글이었는데 블로그로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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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스타 계정은 1촌 공개라서 조심성 없이 썼는데, 블로그는 전체 공개라 좀 꺼림칙 하긴 하네. 내가 무슨 전문성이 있어서 감히 노벨상 수상 작가에 대해 판단하거나 비판할 수 있을 정도는 전혀 아니고, 그냥 개인적인 생각일 뿐임을 밝혀 둔다. 그냥 주절주절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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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녀의 글이 과연 노벨 문학상에 맞는 정도의 무게감과 역사의식과 인간 실존에 관한 탐구, 철학 등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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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의 한계는 그녀의 작품 중 '소년이 온다'만 읽어봤다는 것이다. 그거 읽고 나서 다른 것을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나지 않았었다. . 한국인으로서 (그녀와 나는 동갑이다.) 그녀가 광주 태생으로서 겪었을 그 체험과는 무게가 다르겠지만 어쨌든 나도 광주 민주화운동 (그때는 광주 사태라고 불렀었다.) 을 겪었다. 그녀의 소설에서 묘사된 광주 민주화 운동의 비참한 실상은, 아마 대개 사실일 거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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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설과 논픽션은 다른 거고 당연히 그녀의 작가적 상상력이 들어가 있을 것이고, . 나는 그녀의 정신세계, 그녀가 현실로 인식하고 있는 그 비극의 무게가 걱정되었었다. 저런 글을 제정신으로 쓸 수 있을까?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분명 그녀의 글에는 깊이도, 고뇌도, 비극도, 문체도 다 수준높게 들어가 있지만... 그게 역사적 사실이냐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여기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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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없는 이야기를 한 거는 아니지만, 피해자의 입장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피해자가 선한 것은 아니며, 피해자의 편에 선다는 것은 일견 옳은 관점을 취하는 것처럼 보여도 많은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경험해왔다. 이런 복합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잘 계획된 피해자 입장의 시각을 의도적으로 취하는 것은 작가로서 좋은 전략이고 좋은 능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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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강 작가는 중립성은 없고 이미 피해자 입장에 매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 이게 슬프고, 비극적이고, 읽기 힘든 글일 수는 있겠지만 과연 좋은 글일까? . 어쨌든, 나는 글의 수준을 품평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그냥 이런 내 의문을 표현하는 정도로 첫번째 의견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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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광주 민주화 운동은 성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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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다른 작품에서 다룬 제주 4.3 사건 등 포함) 성역화 하면 절대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부패한다. . 그리고 광주도 제주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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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날 정치지형에서, 44년 전의 그 비극을 이용해 정치를 하고, 돈을 벌고, 명성을 얻는 비열한 인간들을 무수히 목격하고 있다. .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나는 광주와 제주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 먹는 비열한 인간들을 비난하는 것이다. 광주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가 있고, 전두환의 군부 독재세력은 같은 민족에게 권력을 위해서 총부리를 겨누고 발포를 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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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시절에도 정권에 쓰레기들이 많았고, 그들은 경력이 학생운동과 민중운동 밖에 없는 사람들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약자라고 선한 것이 아니다. 물론, 강자도 당연히 선하지 않다. 선한지의 여부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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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4년의 세월, 제주는 70년도 더 지난 시점에서 당시의 모든 것을 성역화 하지 말고, 변질된 사람들과 변질된 진실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정치 성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무지성으로 광주를 성역화 하는 것을 보면서 저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예를 들면 국가에서 돈을 주는 광주 민주화 운동 유공자 List에 왜 광주에 있지도 않았던, 관련도 없었던 사람들이 다수 들어가 있다는 의혹을 받는지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광주 기념식 전야제에서 룸살롱에 가 여자를 끼고 놀았던 지금도 현역인 정치인들 등... 밝힐 일이 많다. 그런데 1번과 연결되지만, 한강 작가는 명백히 다른 한 쪽은 배제하고 피해자로서의 입장에만 서 있다. 이게 불편한 것이다. 껍질을 깨고 나올 것 같지도 않은데.. 덜컥 권위있는 노벨 문학상까지 받아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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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녀의 노벨상 수상이 축하할 일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리고 예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상 받았을때 스웨덴에 몰려가서 시위했던 인간들처럼 몰지각한 짓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받을만 하니까 받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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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지성으로 성역화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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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는 그녀의 인상으로부터 쉽지 않은 그녀의 인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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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었을 거고 그게 긍정적으로는 작가를 하고 노벨상을 타는 동력이 되었겠지만, 부정적으로는 개인의 정신 세계가 많이 힘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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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과 연결되는 이야기인데 그녀는 한 쪽으로 너무 치우쳐져 있고 그게 전략적인 선택도, 기술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정신은 얼마나 힘들까? 또 이런 감성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사는게 얼마나 힘들까? 나는 이런 관점에서 그녀를 감히 동정하고, 안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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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까지 탔으니 그녀가 금전적으로 힘들 일은 없겠지만, 어디 시련이 금전으로부터만 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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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그녀의 눈빛이 왜 저러며, 그녀의 아버지가 왜 인터뷰를 대신하며, 그녀가 왜 수상 인터뷰를 회피하면서 전쟁이 나는 세상에서 축제를 벌일 수 없다는 언뜻 매칭이 되지 않는 이유를 댔는지 알 지 못한다. 그냥 저런 인상의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정도로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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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들 이야기만 하고 남편 이야기는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도 있었는데 그건 오늘 오래전 이혼했다는 기사를 보고 풀렸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흐름이다. 그녀를 이해하고 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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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한강하고 자기가 생일이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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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래서 니가 그렇게 재능이 많았구나라고 답했다. 그렇지만, 그녀같이 재능이 커서 힘든 인생은 살지 않았으면 한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도 그렇고 한강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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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인 그녀는 아마 자기한테 닥친 어려움을 이기고 행복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강은 이 흐름에서 노벨상까지 탔으니, 아마 반전을 마련하기 힘들지 않나 싶다. 그게 인상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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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람의 운명이란 건 바꿀 수 있고, 어쩌면 한강은 더 큰 도약을 위해 지금까지 어렵게 삶을 살아왔을 수도 있다. 앞날은 모른다. 그래서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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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유심조 이고, 마음을 바꾸면 운명이,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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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연한 흐름이겠지만, 그녀는 페미니스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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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런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글을 쓴다는 것이 강점이 될 수도 있지만 글 자체의 힘과 quality는 상당히 훼손된다고 생각한다. 지엽적인 글, 편향적인 글, 논리적이지 않은 글을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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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젊은 나이에 노벨상을 받기도 했지만, 그리고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다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인 것도 아니겠지만, 그녀의 지금까지 행적과 캐릭터는 노벨상에 비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완성되지 않았고, 완성 근처에 가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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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럼에도, 그녀의 글은 어떤 측면에서는 매우 훌륭하고, 편협된 시각임에도 역사의 한 부분을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래서 노벨상을 받았고, 나는 그 부분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한국 사람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는데 당연히 기뻐할 일이고 축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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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MBC, 한겨레, 경향, JTBC등 좌파 성향 미디어들과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글이나 말을 통해서 판단해 보자면, 이걸 일종의 승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 노벨상은 성역도 아니고, 가치판단 종결자도 아니고, 신도 아니다. 그냥 노벨의 조국이 스웨덴이었고, 스웨덴 한림원이라는 곳에 있는 사람들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한글로 쓴 글을 번역한 글을 읽고 모여서 토론한 결과 한강이라는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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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지금 좌파쪽으로 너무 가서 나라가 망하네 마네 하고 있는 실정이고. 범위를 넓혀보면 유럽 전체가 그 모양이다. 그들도 가치 중립적이지 않고 편향되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누구도 절대 중립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야 되지 않는가라는 점에서 봤을 때 이들은 명백히 편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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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독재정권 시절에 좌파는 정의였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이었다. 그걸 부정하지는 않는다. 나도 그런 의미에서는 좌파였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 그런 식으로 투쟁의 대상이 될 정도의 독재 정권도, 기득권도, 친일파도, 우리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좌파 간판을 단 세력이나 사람들이 더 큰 악의 축으로 종횡하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동의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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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사상은 진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지만, 그 이름과는 다르게 진보를 가져오지는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건 오늘 이 글과는 다른 측면으로 또 많이 이야기 해야 해서 이 정도만 언급하고 넘어가겠지만, 아무튼, 지금 변화된 세상에서의 시각으로 보면 화석화 되어 있고 수구꼴통이나 마찬가지의 변하지 않는 고인물이 바로 멸망한 정의당이나 운동권 출신들인데... 그 사상을 기반으로 한 소설에 열광하는 것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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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연결된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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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수상은 다같이 축하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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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좌파도 정당성을 획득했고 승리했다는 식의 생각을 할 근거가 없고, 우파도 과도한 비난으로 분쟁을 만들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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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 행복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변화된 글을 써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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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에서 다시 말하면 나는 광주도 제주도 다 의미 있고 큰 희생을 치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100% 라고 까지는 말을 못하겠다. 세상에 그런 일은 없고, 그런 것을 성역화라고 부른다. 대략 70% 선만 넘어도 충분히 인정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렇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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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화 저변이 확대되었고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나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점을 썼을 뿐이지, 나같은 비전문가 보다 문학의 전문가들이 훨씬 정확한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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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과학 분야나 의학 분야에서도 노벨상이 우수수 쏟아졌으면 좋겠다. 너무 우리끼리 이거가지고 싸우지는 말았으면 하고, 그러나 정확한 시각은 가지고 미래의 발전 동력으로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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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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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BzGRTr6ZEs?si=tVHl9b3C5CVBUaqt

EBS 문학기행: 한강 작가의 '여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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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27세 당시의 한강 작가 모습이 앳되고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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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0월 2일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에 있던 시기인데 목요일이었으니까, 주 4일제 수업이던 그 날 아마 토요일 기분을 내면서 뭘하고 놀지 고민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시험? 케이스 스터디? 그런 거로 바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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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는 그때 이미 소설을 내고 평단의 주목을 받고 방송국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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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지금의 모습과 이때의 모습에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뭔가 풋풋하네. 그리고 20대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하루 자고 이틀 촬영하는 내내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이 한강 답다고 느껴지고, 동질감과 함께, 아주 마음에 든다. 촬영이고 뭐고 나는 그냥 내 모습 보여줄 거고, 옷 차림에 신경은 쓰겠지만 굳이 갈아입고 자시고 할 필요는 없다는 그 자신감과 핵심에 집중하고 있는 마인드가 남자라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20대 여성이기에 더욱 높게 평가한다. 이런 사람 드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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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리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영상을 보면 지금까지 이어지는 그 예민함, 우울함, 그러면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는 관찰자로서의 무심함이 이때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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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    "오히려 젊기 때문에 어두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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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 생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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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이를 먹을 수록 더 밝아지는 그런 부분도 있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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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누구한테나, 말할 수 없고,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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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하나씩은 다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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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보니까 그런 인물들을 설정하게 된 것 같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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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점에서 보면 본인의 젊을 때 생각과 다르게 한강은 오히려 어두움이 더 짙어진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최소한 비슷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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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밝아지는 사람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그런 글들이 나오지 못했겠지. 그리고 노벨상도 받지 못했을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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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좋기만 한 일은 없고 다 댓가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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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학기행 영상에서  '여수의 사랑' 소설의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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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해안가 소제마을을 발견한 소설속 주인공은 이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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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는게 무섭지 않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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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정다운 하늘, 바람, 땅, 물과 섞이면 그만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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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외로울 필요도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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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외로운 운명이 그렇게 찬란하게 끝날 거라는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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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피를 흘려 갯벌에 섞이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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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낳은 땅의 흙이 내 상처 난 혈관 속으로 스며들어오게 하고 싶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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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어질어질하다. 처절함과 우울함이 내 한도를 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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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감성은 어떤 감성일까? 이렇게 인상, 표정, 눈빛.. 이런 것들이 결국 글과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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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되게 세상과 동떨어져 있고, 외롭고, 같은 말이지만 소외된 영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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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라는게, 시인이라는게 이렇게 세상에서 정신적으로 소외되기 때문에 그런 감성이 나오고 글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안타깝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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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강 만큼은 아니지만, 이런 유사한 소외를 경험해 왔기 때문에 더 공감할 수 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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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도 늘 세상이 궁금하다. 사람들이 왜들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나도 어느 정도는 그들과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해는 하면서도, 그들과 다른 부분이 더욱 크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는 안되는, 그런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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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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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시절의 사진을 보면 그런 표정들이 얼굴에 나타난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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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경우는 그게 상당히 빈도가 높고, 아예 default 값이 그런 소외됨, 거리둠, 그로 인한 우울감 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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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지금까지도 충분히 어렵고 힘든 여정을 겪어 왔을 것으로 생각되는 한강 작가가.. 앞으로는 삶의 주체가 되어 (이건 주제 넘은 발언이긴 하다. 내가 그녀를 잘 알지도 못하고, 어떤 상태인지 예단한 거니까...) 좀 더 밝은 사람이 되고, 좀 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힘이 넘치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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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했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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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제 충분히 단련된 것 같다. 반전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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