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제2차 한국 보고서

2013. 4. 25. 00:32전략 & 컨설팅/국가정책

한국은 '실제' 위기다.

 

이 말은 맞는다. 그러나 (전문을 읽어 보지 않은 상태로 기사만을 본다면) 그 분석은 왠지 핵심을 찌르지 못한 느낌이다.

 

공포 마케팅이라는 말, 아마 조금은 찔릴 것이다.

 

(비영리기관이기 때문이라는 답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어쨌든 다 아는 사실을 굳이 직시해서 불편하게 하지는 말자. 그래도 이런 노력이 가상하지 않은가?

 

최소한 생각할 거리를 다시 던져 줬으니까 ... 그러나, 좀 먹음직한 걸 던져줬으면 좋았을 걸.

 

우선, 엔고는 왜 지속되었으며, 지금 굳이 엔저로 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에 대한 답이 전제가 되어야 뒤의 논의들이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산업 공동화 현상이나 고부가 서비스 분야 육성등은 이미 10년동안 들어온 이야기들이라 진부하기까지 하다. 

 

또한, 부정부패의 척결은 한국의 역사적, 정치적 특수상황에서 생산성 향상보다 더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사실, 남미,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에게 더욱더 그런것이 사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지금의 상황에서 부정부패의 척결은 (혹은 정의의 실현은) 중요하다.

 

이게 결국 중소기업의 성장 문제의 해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관계를 못 본다면...Insight가 부족한 거다.

 

우리 사회의 혹은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 논리'를 대체할 국가적 철학이 없다는 것에 있다.

 

박정희식 경제성장은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세'라는 말로 집약될 수 있는 '성장 논리'의 공유와 추진에 있었다.

 

그나마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모든 국가들 가운데 한국만이 유일하게 성공했으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더 따지고 들자면, 유구한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전통까지 들어가야 겠지만... 일단 말자.)

 

그러나 진정하게 차원이 다른 Class에 들어가려면, 제대로 된 가치관의 공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미국은 그게 'Pragmatism' 혹은 'Protestantism'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자체로 완성도가 매우 높은 철학이라기 보다는, 긍정적 효과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시대 상황에 맞는 철학이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풍부한 자원과 결합되어 오늘날의 초 강대국의 기초가 놓여진 것.

 

우리는 그런게 공백 상태다.

 

천민 자본주의가 답은 아닐 것이다.

 

보신적인 선동적 보수주의도 당연히 답은 아니다.

 

복지국가론? 이것은 오히려 파퓰리즘에 가깝다. 사실,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것 자체가 그만큼 현실이 팍팍하다는 것이고, 복지를 들먹이는 것은 응급 처치의 긍정적 기능도 있지만, 오히려 동족방뇨식의 눈가리고 아웅으로 기본 체력만 약하게 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제 3의 길? 진보? 이것도 워낙 이상한 프레임들로 덧칠이 되어 있어서 그 본질을 파악하기 조차 어렵고, Atlas에서 우려했던 하향 평준화된 이상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다른 의미에서 파퓰리즘이다.

 

좀 더 본질적이고, 좀 더 근원적인 치유와 발전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철학이 필요할 것이다.

 

안철수 씨가 인기를 얻는 현상도 사실은 그런 목마름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되는데... 오죽 인물이 없으면 이라는... 안타까움이 있다.

 

철학과, 거기에 기반을 둔 정치가 제대로 발전하고 안정된다면 다른 것은 순조롭게 풀릴 수 밖에.

 

뭐, 맥킨지로서는 그런 부분들을 건드리기가 어려웠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얕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입력 : 2013.04.24 22:41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4/24/2013042403213.html?news_Head1

 

“한강의 기적은 멈췄다. 한국 경제는 뜨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와 같다. 북핵보다 한국 경제가 위기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또 다시 한국을 질타하고 나섰다.

앞서 맥킨지는 이달 초 15년 만에 발간한 ‘제2차 한국 보고서, 신성장 공식(이하 보고서)’을 통해 한국 중산층의 절반 이상이 적자 상태인 ‘빈곤 중산층’이라고 꼬집었고, 지난 17일엔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멈춰버린 기적(Stalled Miracle)’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한국의 경제 성공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보고서의 공저자인 리처드 돕스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MGI) 소장과 서동록 맥킨지한국사무소 파트너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은 그동안 엔고(高)의 이익을 누린 행운아였다”며 “엔저(低)를 이겨내야 진짜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 한국 기업은 ‘제품 혁신’을 통해 고임금 구조에서도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미 일부 기업은 중국 등 저임금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돕스 소장은 또 “다행히 예전보다 한국 기업에 미치는 환율의 영향은 많이 줄었다”며 “한국은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인 상태여서, 이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해외 직접 투자 증가로 인한 국내 산업 공동화 현상’에 대해선 “이제 대기업은 해외본사에서 굳이 한국인 직원을 뽑을 필요성이 없어졌다”며 “대기업의 고용이 줄면서 국민 대다수가 종사할 수 있는 생업 사이클이 무너졌다”고 과거와는 다른 현실을 인정했다. 돕스 소장은 “양질의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서비스 산업 육성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조언했다.

서비스 산업 육성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돕스 소장은 “2030년까지 관광 등 전체 서비스 부문이 선진국 전체 수출 비중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라며 “여성의 노동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돕스 소장은 현재 음식점, 부동산, 보험 등 저부가가치 산업에 집중된 서비스 산업을, 정보기술(IT)서비스, 경영지원 등의 전문적이고 고부가가치 서비스 분야로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또 출산율 저하·고령화 사회로 인해 앞으로 여성이 일하지 않으면 ‘성장은 없다’고 경고했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돕스 소장은 “30년 전 한국에서 마법 같은 경제 성장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기업이 협력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정부는 실패를 용인하고 성과에 대해 보상해주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은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데 급급할 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일은 뒷전”이라며 “국회 청문회에서는 저축은행 부실사태 등 비리에 대해 추궁하기보다 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확률이 낮은지, 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이 생기지 못하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킨지가 제기한 ‘한국 위기설’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공포마케팅’이란 지적도 있다”는 말에 돕스 소장은 “맥킨지경영연구소는 비영리기관이어서 ‘장삿속’과는 상관없고, 맥킨지뿐 아니라 다른 연구소들도 같은 연구소들도 같은 진단을 내리고 있다”고 답했다. 돕스 소장은 “‘공포 마케팅’이라면 실상을 과대 포장해 두려움을 유발해야 한다”며 “한국은 ‘실제’ 위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