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그림 전시회

2011. 10. 11. 08:09예술/미술

가봐야겠다.

특히, 미인도...


조선일보 퍼옴.

고미술 名家 리움·간송미술관 전시 맞대결

고미술 애호가들의 시선(視線)을 붙잡아라! 이번 주, 고미술 명가(名家)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과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대규모 전시를 열며 맞대결을 벌인다. 전시 시작은 리움이 사흘 먼저다. 13일부터 조선시대 도화서(圖畵署) 소속 화원(畵員) 30여명의 작품 110여점이 나오는 '조선화원대전(朝鮮畵員大展)'을 통해 그동안 문인화에 비해 저평가받아왔던 화원들의 작품을 재조명한다. 간송미술관은 16일부터 '풍속인물화대전(風俗人物畵大展)'을 연다. 가을 정기전으로 출품작은 100여점이다.

御眞부터 春畵까지… 조선 화원에 금기란 없었다

리움 '조선화원대전'의 백미(白眉)는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1745~?)의 1776년작 '군선도(君仙圖)'. 가로 575.8㎝, 세로 132.8㎝의 종이에 수묵담채로 19명의 신선을 그렸다. 불사(不死)의 약을 지닌 중국 신화 속 선녀 서왕모(西王母)는 3000년에 한 번 반도(蟠桃·복숭아)가 익을 때를 기다려 신선들을 초대해 잔치를 연다. 이 그림엔 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약수(弱水·신선이 살았다는 중국 서쪽의 전설적인 강)를 건너는 신선들이 등장한다. 기대감에 부푼 신선들의 표정, 날아가는 듯 가벼운 움직임, 바람결에 날리는 옷자락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걸작으로 국보 139호다.

단원 김홍도의 1776년 작‘군선도(群仙圖)’. 불사(겘死)의 약을 지닌 중국 신화 속 선녀 서왕모(西王母)가 3000년에 한 번 베푸는 잔치인‘반도회(蟠桃會)’에 초대받아 가는 신선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삼성미술관 리움 제공
전시를 기획한 조지윤 책임연구원은 "조선시대에는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며 신선 그림을 선물하곤 했다. 이 그림은 단원이 왕실이나 권력자의 의뢰를 받아 그린 것으로 보인다. 관념적인 그림을 주로 그렸던 문인 화가들은 그리기 힘든 도화서 화원 특유의 실용적인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에 소속된 직업 화가였던 도화서 화원의 또 다른 임무는 왕과 공신(功臣)의 초상을 그리는 것. 화원들 중 인물화의 일인자로 꼽혔던 이명기(李命基·1756~?)는 정조(正祖)의 어진(御眞)을 두 차례나 그린 화가다. 전시에는 이명기의 대표작 오재순(吳載純) 초상이 소개됐다. 정조 때 대사헌, 대제학을 거쳐 판중추부사까지 오른 오재순(1727~1792)은 제자백가에 두루 통달한 학자. 오재순의 나이 65세 때 그린 이 초상은 얼굴의 주름과 수염 한 올까지 세세하게 묘사했고, 눈빛의 깊이를 통해 그의 정신까지 담고자 했다. 보물 1493호.

어진으로는 영조(英祖)의 것이 나왔다. 18세기 원본을 고종(高宗) 때 화가인 채용신(蔡龍臣·1850~1941)과 조석진(趙錫晉·1853~1920)이 1900년에 함께 모사한 작품이다. 보물 932호.

리움이 2006년 '조선말기 회화전' 이후 5년 만에 개최하는 고미술 기획전인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나왔다. 왕의 궁궐 밖 행차를 그린 '동가반차도(動駕班次圖)'가 그중 하나. 가로 996㎝의 긴 그림으로 제작 시기와 행렬 목적 등은 불분명하지만 그림에 태극기가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19세기 후반 고종의 행차를 그린 것으로 추정한다.

만일 자녀와 함께 전시에 갈 생각이라면 주의하시길. 전시의 말미에 '19금(禁) 구역'이 있다. 김홍도 전칭(傳稱) 춘화(春畵) 8점이 따로 전시됐다. 신체의 은밀한 부위까지 거리낌 없이 묘사했다. 이 역시 최초 공개다.

딱 2주간… 조선 최고의 美人을 만난다

간송미술관 '풍속인물화대전'의 전략은 미인계(美人計)다.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1758~?)의 대표작 '미인도(美人圖)'가 전시장 나들이를 한다. 신윤복을 여성으로 설정한 TV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인기에 힘입어 7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던 2008년 가을 정기전 이래 3년 만이다. 은행알 같은 눈매, 새침한 입술, 미색 저고리에 옥색 치마를 받쳐 입은 요염한 미인을 실견(實見)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 밖에 '월하정인(月下情人)', '연소답청(年少踏靑)' 등 국보 135호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에 실린 신윤복의 대표작 15점이 나온다.

(왼쪽)조선시대 화원 중 인물화의 일인자로 꼽히는 이명기의‘오재순 초상’, (오른쪽)혜원 신윤복의‘미인도’. /삼성미술관 리움·간송미술관 제공

1971년 가을부터 매년 봄·가을 각 2주씩 정기전을 열어온 간송미술관의 81번째 전시로, 조선 전기 화가 안견(安堅·생몰년 미상) 전칭(傳稱)작 '사립독조(�^笠獨釣·도롱이에 삿갓 쓰고 홀로 낚시질하다)'부터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1892~1979)의 '능파미보(凌波微步·파도 타고 가볍게 걷다)'까지 조선왕조 500년간의 풍속인물화의 흐름을 훑어볼 수 있다.

명리(名利)에 초연하게 하늘의 뜻에 따른 삶을 사는 낚시꾼과 나무꾼의 대화 장면을 그려 세상의 이치를 담아낸 '어초문답(漁樵問答·낚시꾼과 나무꾼이 묻고 대답하다)' 두 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이번 전시 감상의 묘미. 조선 중기 화가 이명욱(李明郁·생몰년 미상)의 '어초문답'은 인물의 머리카락과 수염, 팔과 다리의 근육, 의복의 주름까지 생생하게 표현한 수작(秀作)인데, 인물의 얼굴과 머리 모양, 의복 등은 중국식이다. 중국 고사(故事)를 충실히 재현한 셈. 반면 조선 후기 화가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은 '어초문답'을 우리 식으로 재해석했다. 이명욱 그림에서는 나무꾼이 멜대를 어깨에 걸치고 있지만 겸재 그림에서는 나무꾼 등 뒤에 지게가 놓여 있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 "중국에선 짐을 나를 때 주로 멜대를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게를 썼다. 진경산수(眞景山水)의 대가였던 겸재는 중국 전통의 화제를 기존 화풍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식으로 재해석해 그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딱 2주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