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뉴욕 Day 3 - 골드만삭스, 누버거베르만 방문 Goldman Sachs, Neuberger Berman

2022. 8. 10. 21:17여행/북미 (1996~)

얼마 전에 이탈리아 북부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걸 블로그에 update하려면 먼저 이 2019년 뉴욕 이야기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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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에는 시차로 일찍 잠이 깨어 뉴욕에서 가장 잘한다는 베이글집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운동 겸해서 다녀왔다. 중간에 뉴욕 센트럴 기차역 (Grand Central Terminal)이 있어서 살짝 둘러봤고. 오전에는 골드만삭스, 오후에는 자산운용사인 누버거베르만을 방문했다. 그 사이 점심으로 차이나 타운쪽에 있는 Nom Wah라는 오래된 딤섬집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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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Grand Central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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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규모가 엄청 웅장해서 놀랐다. 중앙홀이 엄청 크고 엄청 높다. 그리고 건축이 우아하고 웅장하다고 해야 하나? 뉴욕의 황금기에 지어진 곳이 아닐까 싶은 그런 분위기이다. 물론 지금도 황금기지만.. 미국은 죽어가고 있는 늙은 사자라고 해야할까... 세계에 견줄만한 국가는 없지만, 그래서 더 침체되는 그런 느낌이다. 

1896년 철도왕 밴더빌트 Cornelius Venderbilt에 의해 처음 지어졌고 오늘날의 건물은 1913년 2월 2일에 개장했다고 한다. 이런 웅장한 그리스 로마 양식을 흉내낸 건물을 보자르 (Beaux-arts) 스타일이라고 하는 것 같다. 프랑스에서 유행한 양식. 그러고 보면 프랑스에 유독 이런 건물들이 많았던 것 같다. 

누구 아이디어일까? 천장은 옥색 계열로 칠을 하고 황금색으로 12성도가 그려져 있다. 이런 점이 참 마음에 든다. 한국이었으면 그냥 돌로 쌓고 조명하고 끝!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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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시 미국임을 일깨워 주는 거대한 성조기가 뜬금없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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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이 역이 나오면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발차, 도착 정보가 쓰여져 있는 것은 일반 역하고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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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말하지만, 거대하다.  여기만 몇 시간 구경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아마 건축 자재라든지, 디자인이라든지, 의미라든지 이런 것들을 공부해 왔다면 더 흥미진진했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시차로 잠이 깨어 베이글을 먹으러 가던 길에 잠깐 들린 외지인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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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승강장은 꽤 낡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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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찾아보니 원래는 다른 국가들의 중앙역처럼 도시간 철도가 운행되고 있었으나, 1991년에 도시간 철도 서비스가 중단되고 지금은 지역 노선역으로만 쓰여지고 있는 것 같다. (광역 메트로 철도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긴 하다.) 일단 이곳은 지상에 레일이 있지 않고 지하 1,2층에 승강장과 레일이 있는 구조다. 적어도 맨하탄에서는 지하철만 다닌다고 봐야겠다.  

규모로는 44개 플랫폼 (승강장)에 67개 노선이 다니고 있고, '22년 말에 롱아일랜드 철도 전용 플랫폼 추가 공사가 완료 되면 48개 플랫폼에 75개 선로를 가지게 된다고 하니,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 승강장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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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너무 길었는데 아직 아침 7시도 안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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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에사 베이글에 도착했다. Ess-a-Bagel.  1976년부터 장사를 했다고 한다.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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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스프레드를 고를 수 있다. 사진은 극히 일부일 뿐이고, 여기에 고기도 종류별로 넣을 수 있고, 야채도 추가할 수 있고.. 거의 샌드위치를 만드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간단하게 스프레드만 듬뿍 발라 먹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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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장애를 딛고 마침내 주문한 베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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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만족스러웠다. 누가 이 가게 좀 한국으로 들여왔으면 좋겠다. 물론 식재료 조달이 미국과는 환경이 다르고 결국 더 가격도 비싸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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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듬뿍 넣은 것이 보이네. 토마토도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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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출근시간 전인데 벌써 하루가 다 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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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본 것은 간단하게 지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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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골드만삭스 로비이다. 거대한 건물 하나를 통채로 쓰고 있었다. 보안도 상당히 엄격한 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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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하는 사람을 따라 올라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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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도착한 미리 준비된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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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몇 층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이 층 전체가 다 회의실이었다. 뉴욕 전망이 아주 좋은 커다란 창과 넓직한 회의실은 골드만 삭스를 공간적으로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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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회의실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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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으로 느낌이 좀 올지 모르겠는데 테이블과 의자는 아주 여유롭게 배치되어 있었고, 넓은 여유공간과 다과, 칠판 그리고 뉴욕이 아래로 펼쳐지면서 참 부러운 회의실 환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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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런 회의실이 나올 수 있을까? 뉴욕에서만 가능한 뷰라 일단 불가능하긴 한데... 근래 방문했던 대형 법무법인의 새 오피스에서는 경복궁과 인왕산 뷰로 꽤 차별화된 고급진 느낌을 주고 있긴 했었다. 여의도 모 PE사 회의실도 이런 느낌과 유사하긴 했지만, 여의도와 맨하탄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 없다. 
(우리는 맨하탄을 가질 수 없을까? 아마도 만주 정도는 우리땅으로 하고, 아시아 최고 Power가 된다면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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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맨하탄 뷰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데, 특히 골드만삭스 사무실에서 본 뷰는 더욱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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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면서 보니까 한쪽 벽이 전체가 이런 디지털 전광판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GS가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기관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애들이 모여 있고 가장 Powerful한 금융기관인 것은 맞다. 적자생존을 빡세게 돌리는 곳. 물론 그게 늘 정답은 아니겠지만, 실수로 똑똑한 애들이 떨어져 나가도 금방 다른 똑똑한 애들이 채워 지니까... 그 원동력은 확실한 보상. 정말 미국 스러운 시스템의 아이콘이 아닐 수 없다. (IT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이와 유사하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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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차이나 타운으로 와서 대표님께서 예전에 자주 왔었던 오래된 딤섬집에 갔다. 

Nom Wah Tea Parlor 
https://g.page/nomwah?share

오래된 느낌의 시끄러운 곳이었다. 이런 곳은 맛도 맛이지만 추억으로 먹는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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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추억이 아니라 처음이었고. 그러나 이젠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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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이서 꽤 많이 먹었다. 음식 사진은 다 찍지 못했는데 저 위에 볶음밥 사진도 살짝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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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이 또 괜찮다고 해서 시켰다. 음.. 튀김은 역시 일식집이 좀 더 깔끔한 것 같다. 어쨌든, 대표님의 추억을 들으며 우리도 새로운 추억을 시작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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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분위기. 뭔가 아기자기하고 골목길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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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가 라디오시티 뮤직홀 바로 앞 건물, 그리고 옆으로는 이 사진의 UBS 건물, 좀 더 올라가면 센트럴 파크가 있는 곳에 Neuberger Berman은 위치해 있었다. 이 미팅은 사진도 별로 없고 초상권이 있는 사진들밖에 없어서 우습게도 옆건물 밖에 올릴 게 없다. ;;;;; 

미팅은 COO를 비롯한 꽤 높은 분들하고 흥미롭게 진행되었는데, 유대계 회사로 전문적인 분석에 기반한 투자로 지수에 투자하는 경향과 완벽한 대척점에 있는 곳이었다. 굉장히 유연한 조직과 빠른 성장이 인상적이었던 곳. 

기업문화를 엄청 중요시하고, 전문가들의 retention rate을 매우 강조했다. 멀티에셋 전략을 핵심으로 하며 관리하는 자산은 418 bil. USD니까.. 우리 돈으로 하면 한 500조원 이상 되는 거다. 여기서 일하는 한국 분도 잠깐 만났었다. 이때만 해도 참 별세계라는 느낌이었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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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늦게 갑자기 대표님이 코리아타운에서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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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북창동 순두부 집에 갔다. 한국보다 훨씬 맛있고, 훨씬 비쌌던 뉴욕 맨하탄 한인타운 순두부집. 이렇게 먹고 10만원 이상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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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충 3일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