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5. 12:54ㆍWine/호주 뉴질랜드
호주 하면 쉬라즈라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시도들이 있다.
.
어제 마신 레반틴 힐의 경우도 쉬라즈를 주로 만들긴 하지만, 보르도 블렌딩을 통해 보르도 특급 와인들을 모방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
호주 쉬라즈들이 환상적이긴 하지만, 론이나 보르도, 부르고뉴에 대한 갈망들도 병존하는 것 같다.
.
예를 들어 바스필립 같은 곳의 피노누아는 정말 환상적이지 않던가?
.
리슬링이냐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 등 화이트들도 마실만한 것들이 많고.
.
Langton's Classification VII (2018) 에서 보르도 5대샤또처럼 5개 와이너리를 'Heritage Five'라고 선정했는데 펜폴즈 그랑쥐, 헨쉬케 Hill of Grace, 르윈 에스테이트 샤도네이, Mount Mary Quintet, 웬도리 쉬라즈다.
.
.
이중에서 Hill of Grace하고 펜폴즈 그랑쥐, 르윈 에스테이트 3개는 알겠는데 나머지 두개는 잘 모르겠다.
.
찾아보니 Mount Mary Quintet은 이름에서 혹시 그러려나 했지만 5개 품종의 블렌딩이다. 까쇼를 기본을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말벡, 쁘띠 베르도 .. 보르도 블렌딩이 연상된다.
.
호주에는 이렇게 좋은 쉬라즈가 많다.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756071&memberNo=40410903&vType=VERTICAL
.
어제는 이중에서 2 가지를 비교 테이스팅할 기회가 있었다.
.
그 중에 레반틴 힐의 보르도 블렌딩은 블라인드였는데, 나는 보르도이긴 하되 진짜 보르도가 아닌 느낌이라 이탈리아 쪽 수퍼 투스칸이 아닐까 했었다.
.
그런데 멀리 호주까지 갔을 줄은 몰랐네.. 특히 호주 하면 쉬라즈라는 편견이 워낙 강했어서.
.
.
락포드는 호주를 대표하는 전통있는 와이너리이다. 그 중 가장 상위 라인인 Basket Press 쉬라즈이다.
.
향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2014는 맛이 아직 숙성되지 않은듯... 향을 따라가지 못하는 맛이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 스러웠다. 잘 보면 와인병이 특색이 있는데, 황토색이고 모양도 일반적이지 않다. 어깨가 위로 많이 올라간 스타일. 전통이라는게 이렇게 표출되는 것 같다.
.
100년 이상 수령의 나무에서 선별된 포도로 만들며, 꿈꿈한 어둠이 느겨지는 고급 호주 쉬라즈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후추, 정향, 유칼립투스 느낌과, 우주를 일부 가져온듯한 짙은 어둠의 구조감이 살짝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세련되고 가벼운 느낌도 미약하게나마 병존하여 복합적인 향과 구조를 보인다.
.
산도도 있고, 탄닌은 존재하나 매끄럽게 느껴진다.
.
의외로 돗수는 13.8도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Uniquely Australian이라는 말에서 호주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very fine tannin - 동감.
.
10년 이상 셀러링 했을 때 더 맛있을 거라고 하는데 나는 7년 만에 따버렸네. ;;;
.
이래서 다음 와인, Levantine Hill의 보르도 블렌딩인 사만다's 패덕 Samantha's Paddock 과는 좋은 비교가 된다. 이걸 블라인드로 마시고 정말 햇갈렸었다.
.
.
Paddock 은 울타리로 둘러싸인 작은 들판이라는 뜻이고, 뒤에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다.
.
12.5도면 정말 호주와인으로서는 낮은 도수.
.
그렇지만 향은 매우 고급지고 보르도의 1등급 와인 느낌을 준다. 단, 느낌을 준다는 것 뿐이지 1등급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뭔가 이질적이란 말이지..
.
특히 누룽지 향이 나지 않는다. 이러면 뭔가 다른 곳일 가능성이 높다.
.
.
아직 한국에서 정식수입된 적이 없는 와인이라고 한다.
.
좋다, 이런 희귀성. Melange Traditionnel은 비비노 평점 4.4로 꽤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Quintet과 같은 5개 품종 블렌딩이다. 이렇게 보면 호주 와인들도 상급라인에서는 끝없이 보르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러니 저러니 해도 보르도는 모든 와인의 기준점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