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곤 Agon

2015. 7. 24. 23:37철학

Agon은 투쟁, 싸움, 경연 등을 뜻하는 (고대) 그리이스어이다. 

 

기본적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사이의 갈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후안 미로: 눈에 보이는 정상적인 세계와 보다 근본적, 원시적, 비정형적인 세계가 공존한다

 

오늘날 영어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Agon을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다. 

 

agony: 극도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
         (투쟁을 하면 고통이 따른다. 더구나 상대방이 있으니까, 더 무리가 가고 극단적인 고통이 될 수 밖에 없다.) 

 

agonist: 투쟁자, 경쟁자, 주인공, 작용약

 

protagonist: 주인공 

 

antagonist: 적대자, 대적

 

antagonism: 적대감, 반목, 대립 

 

 

 

'주인공'이 많이 나와서 헷갈릴 수 있는데, 가장 기본이 agonist. 

 

(main이 되는) 싸움을 하는 사람이니까 주인공이다. 이렇게만 이야기 하면 protagonist일 수도, antagonist일 수도 있다. 그래서 뜻이 경쟁자, 투쟁자까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좀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 주도적인 주인공 Protagonist와 그 반대되는 악역? 경쟁자?인 antagonist가 나왔다.  

 

 

 

옆길로 새긴 하지만, 약에 대해서 보자. 

 

 

Agonist: 효현제 혹은 효능제. 

           수용체와 결합하여 조직 장기의 고유작용을 나타나게 하는 약물. 

           ex) acetylcholine은 심장에서 cholinergic receptor와 결합하여 심장 박동수를 감소시키는 콜린성 효현제임

 

 

Antagonist: 길항제, 봉쇄제, 차단제

               어떤 약물이 주효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은 하되, 조직 장기 고유의 기능을 변화 시키지는 못하고 다만 효현제가 그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여, 효현제의 작용을 봉쇄할 때, 이를 antagonist라고 함

               ex) atropine은 심장의 콜린성 수용체와 결합은 하지만, 그 자체는 별다른 작용이 없고, acetylcholine의 작용을 방해하는 길항제임

 

즉, Antagonist는 agonist가 작동을 하지 못하도록 수용체에서 일종의 slot을 없애는 역할을 하게 됨.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리스 사람들은 모든 것을 두 측면의 상호 투쟁으로 보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는 우리 눈에 한쪽 측면 밖에 없어 보이는 것까지도... 예를 들면, 연극의 대사를 외우는 것도 agon이다. 나와 연극 사이의 agon.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agon이다. 좀더 자려는 마음과 일어나려는 마음 사이의 agon. 

 

다른 말로 하면, 나의 nomosphysis사이의 agon이다. 

 

여기서 노모스와 피시스가 나온다. (매우 중요한 개념) 

- 지난 포스팅 참조

https://kirinos.tistory.com/750?category=415570 

 

피시스와 노모스

피시스 그리고 노모스 phýsis nómos; 기원전 4~5세기 경의 그리스에서 '최초의 철학자'가 '자연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로서 등장하였을 때, Physis는 '사물의 본질' 혹은 '만물의 생성/소멸의 근원으

kirinos.tistory.com

 

한편, 사회정치학에서는 agon이 (성장과 발전을 가져오는) 반대되는 개념의 충돌을 뜻하기도 한다. (Colaguori 2012) 

 

또한 문학 비평에서는 Harold Bloom이 "The Western Canon"에서 agon을 '영향력있는 선배의 idea와 작가 자신의 idea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언급했다. 여기서는 "더 큰 것이 더 작은 것을 잡아먹는다. the larger swallows the smaller" Chapter 18 Joyce's Agon with Shakespeare 에서 나타나듯이... 

 

이런 역사나 용례를 들여다보면, Agon이 단순한 싸움이나 투쟁이 아니라, 더 나은 무엇인가로 나아가기 위한 고통, 과정의 의미로 파악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