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에게르 Eger 와인

2014. 3. 27. 13:49Wine/와인 Story

 

 

안녕하세요~

 

헝가리의 에게르 (Eger)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로 부터 동북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입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도시라고 하네요.

Eger에서 80km 정도 더 들어가면 지도에 표시되 있듯이 토카이(Tokaj)가 나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무척 애정하는 와인이고, 와인 산지죠. ^^

(참고, 여기서 거리는 제 눈대중이니까... 아주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대략 부다페스트에서 에게르가 두세 시간, 거기서 토카이가 두 시간.. 정도 거리)

 

저도 원래 토카이만 가려고 했었는데, Eger라는 곳을 현지에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알게 됬습니다.

'미녀의 계곡'이라는 곳이 있다하여, 궁금한 마음에 들렀습니다.

물론, 헝가리를 대표하는 에게르의 레드 와인 '숫소의 피'라는 애도 마셔보고 싶었구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

유럽에 가면 이런 아름다운 마을들이 제 마음을 힐링해 주는 것 같아요. ㅎㅎ

 

 

 

 

지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도심에서 약 1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부터는 거리가 꽤 되네요. 한 3~5km?

토카이에서 기차로 아침 일찍 에게르에 도착한 다음, 여기저기 구경 다녔죠.

부다페스트로 돌아가는 차 시간을 잘 못 알아서 1박을 해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호텔들이 다 만실이어서.. 엄청 해맸던 기억...


 


 

보시다시피, 미녀의 계곡에 미녀는 별로 없습니다.

와인 샵 겸 꺄브가 죽 늘어서 있을 뿐... 갯수는 약 50개 정도 됩니다.


 

 

 

 


 

 

계곡을 U자형으로 따라서 와인샵이 있고, 위 사진처럼 밖에 식사자리를 펼쳐 놓은 곳도 있습니다.

 



 

속에 들어가 보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고 가장 안 쪽에 꺄브가 있습니다.

 



 

지금은 분실한 제 선글라스를 사진에서 바라보며 잠시 여러 추억들을 떠올려 봅니다.

옆에 따라놓은 와인이 황소의 피죠.

 

 

 

 

 

 

보시는 바와 같이 메를로, 까쇼, 트라미네르, 까프 등 다양한 품종을 팔고 있네요.

 

그래도 대표 와인은 Egri Bikavér 에게르의 황소의 피 입니다.

황소의 피는 하나의 품종이 아니라 Blend되는 와인이라고 하네요. 원래는 Kadarka라는 품종이 메인이었지만, 양조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점차 Blaufränkisch, 현지어로는 Kékfrankos 품종으로 대체되었다고 하네요. 현재는 이들 품종을 포함한 13가지 품종 중 최소 3개 이상의 품종을 블랜드 한 것을 황소의 피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13개의 품종 중에는 까쇼, 메를로, 까프, 피노누아, 쉬라까지 포함되어 있어... 보르도 블랜딩도 가능하다는게 함정.

 

이름의 유래는 1552년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침공 때 에게르 성을 방어해낸 유명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Seige of Eger'라고 하는데, 헝가리 역사에서는 매우 유명한 사건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시민 장군의 진주성 방어전이나, 양만춘 장군의 안시성 전투 정도?

오스만투르크 군은 3만 5천~ 4만 정도 (과장에 따르면 15만~ 20만) 였고, 에게르 방위군은 2,100~2,300명 정도 였습니다. 이 인원 중에는 농부도 많았고.. 여자도 수십명 있었다고 하네요 ;;;;  39일간의 전투 끝에 오스만투르크 군은 엄청난 피해를 입고 퇴각했다고 합니다. 이때 헝가리 사람들이 얼마나 용맹하게 싸웠는지, 상대편에서는 그들이 마시는 포도주에 황소의 피를 섞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헝가리 사람들이 비록 피가 많이 섞이긴 했지만, 마자르족이 기본적으로 우리와 같은 민족인 건 아시죠?)

 

 

사족을 붙이자면, Eger성은 그 후 1596년에 결국 함락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약 91년 간에 걸쳐서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받죠.

1차 수성전을 이끌었던  István Dobó 가 왕에게 성을 방어 하기 위한 지원 요청을 했다가 거부 당한 후, 항의 표시로 물러난 후, 1596년의 2차 수성전은 약 7,000명의 용병에 의해서 이루어 졌다고 합니다. 그들도 용감히는 싸웠지만.. 결국은 함락 당했다고 하네요.  용병이냐, 자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느냐의 차이는 이렇게 큰 것 같습니다. 물론 지배층의 외면에 따른 사기 저하도 큰 몫을 했겠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많은데.. 이순신 장군이 떠오르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수소의 피의 맛과 향은 어떠했느냐?

 

사실, 오래되서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기록을 해놓지 않는게 이럴 때는 참 후회가 됩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강건하고 진한 스타일에 바로 따서 먹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스페인 와인의 좀 더 투박한 버젼? 가격은 매우 착했습니다. 2~3만원 정도 했던 것 같네요. 동부 유럽이 와인이 싸고 맛있습니다.

 

저기 꺄브 중 하나에 들어갔을 때.. 동네 어린이가 간장통 같은 2리터 짜리 플라스틱 통 들고 와인 사러 왔던 게 기억이 납니다. 우리 어릴 때 아버지 막걸리 심부름 하던거랑 비슷한 느낌? ㅋㅋㅋ

 

우리에게 와인은 어려운 술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막걸리와 같은 삶이고 문화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