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빛난 교토식 경영

2013. 3. 17. 23:04전략 & 컨설팅/전략

2009년도 기사라... 4년 정도 묵었지만, 지금도 많은 시사점이 있다.

 

대기업의 횡포를 성토하기 전에, 대기업 계열이 아니라 성공하지 못한다고 자조하기 전에...

 

먼저 그 길을 걷고 성공한 교토 기업들을 보자.

 

쉽지는 않았을 거다... 그래도 해내지 않았는가.

 

대기업 계열이라 안정적인 환경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누구였더라? 10년마다 회사를 옮기라고 했던 사람이...  10년이 지나면 그 회사에서 너무 안정적이 되기 때문에, 더이상 발전이 없다는 논리였다.

 

나도 공감한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동물이니까...

 

나도 끊임없이 벌판으로 나를 몰아 붙이지 않았던가?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0/16/2009101601049.html?related_all

불황에 빛난 교토식 경영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京都). 일본의 옛 왕궁인 교토고쇼(京都御所)와 긴카쿠사(金閣寺) 등 1000년이 넘은 문화유산들로 유명한 세계적 관광 도시이다. 하지만 교토는 전혀 다른 면모도 갖고 있다. 즉 세계적인 첨단 IT 기업들이 모여 있는, 일본판 실리콘밸리이기도 하다.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교토에는 교세라와 일본전산, 롬, 무라타제작소, 호리바제작소, 옴론, 도세, 니치콘, 일본전지, 삼코가 있다. 주로 첨단 IT 분야의 핵심 부품 업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이들 회사들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세계 톱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일본이 장기 불황에 빠져 기업들의 성장이 거의 정체돼 있는 동안에도 예외적으로 높은 성장률과 이익률을 기록했다.

왜 유독 교토 기업들이 강한 것일까? 교토대의 스에마쓰 지히로(末松千尋) 교수 는 〈교토식 경영(2002·한국어판 2008)〉이란 책에서 교토 기업들의 특징을 간추렸다. 가장 큰 특징은 도쿄의 대기업과의 계열사 관계를 거부하고 독립 노선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나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처럼 대개 기술자 출신의 오너가 맨손으로 창업했다.

대기업 계열이 아니다 보니 계열사의 지원도 없었고, 은행 문턱도 높았다. 살아남는 길은 오직 실력밖에 없었다. 교토 기업이 국내 시장보다는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현금흐름 중시와 무차입 경영을 하고, 경쟁을 중시하는 인사 관리를 하며,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교토 기업들에 축복이 됐다. 일본식 경영 모델의 실패로 버블이 붕괴됐을 때 교토 기업들은 상처는커녕 오히려 약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교토 기업의 창업자들은 예외 없이 강한 개성과 카리스마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호리바제작소의 창업자인 호리바 마사오 명예회장은 "모난 사람이 모나지 않은 사람보다 우수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삐져나오는 못은 더 삐져나오게 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임직원 모두가 핵심가치를 공유하게 하는 등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들 경영자의 파이팅 넘치는 리더십의 근저에는 도쿄에 대한 저항의식과 반골(反骨) 정신도 작용했다.

스에마쓰 지히로 교수를 교토에서 만났다.

―Weekly BIZ가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과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사장을 연이어 인터뷰했습니다. 두 사람의 특징은?

"두 사람 다 지금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고 있지만, 10년 전만 해도 '헨진', '기인(奇人)'이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도쿄에 가서 교토 기업들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이상한 회사, 사원들을 꾀어 과로사할 때까지 일을 시키는 회사, 최악의 회사'라고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변의 비판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해서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면서 인정받고 존경받게 됐지요."

―교토 기업의 특징을 요약한다면?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 철학, 자기 스타일을 확립해 밀고 나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본질을 추구했습니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 해야 즐겁게 일하게 할 수 있나,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일본식 경영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이런 의문에 깊이 천착했죠. 기득권에 안주하는 일본 기업 중에 '유일하게 그건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비판정신도 갖고 있었습니다. 사원들의 자주성이 강하고 매우 적극적인 것도 특징입니다. 톱이 권한을 위임하니 스스로 열심히 하고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을 하게 됩니다. 위에서 안 시키면 안 하는 일본의 다른 회사들과는 정반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