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9. 10:36ㆍ맛집/흑석동 노량진 여의도 선유도
여기는 흑석시장 속에 들어가 있다. '흑리단길'에 속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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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심야식당에 가깝다. 단 메뉴를 주문하는대로 있는 거 가지고 해주는 그런 곳은 아니고, 분위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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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갔는데 두 번 다 만족스러웠다. 시장 속이라 찾아가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네이버 지도로 찍고가면 의외로 간단하다. 큰길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골목으로 계단만 잘 내려오면 거의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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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Bar 자리로만 되어 있고, 내부는 상당히 넓은 편이다. 오픈한지 1년은 넘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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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처음에 무료로 나오는 샐러드인 것 같은데, 참치를 이것 저것 버무렸다. 맨날 나오는 것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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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문에서는 가게에 있는 사케를 시켰는데,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나름 좋은 애들을 갖추고 있었고 가격대도 합리적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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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Sensation, 에미시키 EMISHIKI 라는 패륜적인 이름의 주조장에서 만들었다. 일본 중부 지방, 비와호수 (비와코)를 가운데 끼고 있는 시가현에 있는 주조장으로, 몬순 시리즈가 유명하다. 지역의 전통 있는 주조장이었는데, 사위로 들어온 분이 여러가지 새로운 변화를 도입하여 지금은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 높은 유니크한 주조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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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션은 에미시키의 기본 라인업으로 블루, 블랙, 화이트 세 종류가 있다. 셋의 특성이 각각 다르다고 했는데 나는 깔끔한 블루가 마음에 들어서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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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사시미 종류가 좀 약하긴 하다. 종류 측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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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시미로 가능했던 갑오징어를 시켰는데, 대만족이었다. 갑오징어는 왜 이렇게 맛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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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미로 쓰지 못하는 부분은 이렇게 볶아서 같이 주셨다. 이것도 센스. 둘 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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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산도. 이것도 참 맛있었다. 돈가스 자체의 Quality도 매우 좋았고, 사실 이렇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으니까... 게눈 감추듯이 먹어치웠다. 교대쪽에 SANDO가 있기는 한데, 돈가스 한정으로 거기 먹을래 여기 먹을래 하면 여기 먹을 것 같다. 단, 가격도 여기가 술집이라 좀 더 비싸다. 가격 생각하면 교대 SANDO 먹는게 맞을 수도 있겠네? 음... 용도가 다른 걸로! 여긴 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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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시켜본 항정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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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항정살과 너무 다른 Format과 맛이었다. 물론 기본적인 맛은 항정살이라는 고기가 똑같지만, 일식으로 먹으면 이렇게 먹을 수 있구나 하는 느낌? 이런 일상적인 것의 새로운 해석이 나는 늘 반갑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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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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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도 아주 실하게 들어가 있네. 여긴 무도 맛있다. 보통 오뎅탕 무가 좀 간도 없이 형식적으로 들어가 있는 경향이 있는데 여긴 어엿한 메인이다. 일반 오뎅탕이 그냥 냉동제품을 살짝 보완해서 내놓은 느낌이라면, 여기는 메이크업에 분장에 조명까지 들어간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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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가 크지는 않았지만, 이것 저것 많이 먹어봐야 되니까 그건 오히려 장점이고,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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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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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메뉴판에 있는 건 아닌데 한 번 만들어 본 거라고 하며 나눠주셨다. 알고보니 셰프님이 파인 다이닝에서 경험을 쌓은 분이었다. (아직 젊음) 그런데 일식이 재미있어서 이쪽으로 가게를 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경험치를 제공해주고 있었던 것이었나? ㅎㅎ 농담이고, 일본 선술집이라는 컨셉에 요리의 해석이랄까, 이런게 상당히 재미있고 맛도 매우 좋아서 나는 매우 만족했다. 앞으로도 계속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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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슈 엄청 맛있어서, 먹다가 정신 차리고 사진 찍었다. 그래서 이 모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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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날 방문했을 때도 좋았다. 여기는 회사에서 지하철 안 갈아타고 갈 수 있고, 끝나면 편하게 버스 타고 집에 올 수 있어서 내겐 교통이 아주 좋은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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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가격은 강남의 2/3 이하니... 이렇게 강남을 능가하는 Quality의 주점이 있다면 안 갈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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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면서 또 가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