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8. 16:34ㆍ고양이 일기
고양이 까페 눈팅 1년 만에... 드디어 입양을 했다.
늘 다니던 앤드류 와인펍에서 만난 아이들.
블랑이와 꼬맹이.
블랑이는 터앙 약 2살 미만.
꼬맹이는 봄베이, 2개월 정도. 물론 봄베이가 워낙 흔하지 않은 종이라 아마 Mix 정도 될 것 같다.
블랑이는 동물 병원에 버려져 있던 거를 그 병원에 갔던 푸코가 데려왔다.
꼬멩이는 푸코가 공사 하던 아파트에서 발견해서 데려왔다. 곰팡이가 있던데, 한달도 안된 애를 그것 땜에 버렸는지 어쨌는지...
이 장면이 난 좋다.
블랑이가 식빵을 구우니까 꼬맹이도 흉내내고 있는데 무척 어설프다. 앞발 처리가 잘 안돼.... ㅎㅎ
블랑이.
이때만 해도 털빠짐이 별로 없었구나... 아마도 레이나가 할퀸데다가, 꼬맹이한테 곰팡이가 옮은 것 같다.
어찌나 의젓하고, 배려심 많고, 똑똑한지...
꼬맹이를 이것 저것 챙겨주는 유모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는 꼬맹이만 데려오려다가.. 블랑이까지 데려오게 됬다. 어느 순간 부터는 블랑이가 더 좋아질 지경이었다...
꼬맹이는 샤누아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여아이고, 이제 2개월 남짓 되었다. 제일 처음 봤을 때는 손바닥 만했는데 이젠 꽤 컸다.
집에 온 첫날에 골골송을 무한으로 불러 줬고, 둘째 날에는 꾹꾹이를 시작했다.
얼마나 붙임성이 좋은지... 아, 둘째날에 벌러덩도 해줬구나.
아기가 무척 똑똑하고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
첫날에 무작정 샤누아~ 이렇게 불렀더니 알아듣고 반응을 보였다.
까칠까칠한 혀로 나를 자꾸 핥아 준다.
처음에는 자꾸 물어서 습관 될까봐 주의를 줬는데, 무는 강도를 주의하는 거 보고 그냥 놔둔다.
둘째날에 방문을 열어줬더니 처음으로 집안 탐험에 나서는 녀석들.
조심 조심... 두근 두근...
블랑이는 베란다 저 자리를 좋아한다.
샤누아는 아직 저기까지 가지는 못하고 그냥 블랑이 오빠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불쌍한 두 아가를 데려와서 돌봐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왠지 지금은 내가 이 두 아가와 같이 살아가는 복을 받은 선택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을 못하고, 본능에 더 충실해서 그렇지... 이 아가들은 섬세하고, 자기 생각이 있고, 심지어는 나를 인정하고 배려하기 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