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8. 09:56ㆍ전략 & 컨설팅/전략
왜 S/W 기반의 벤쳐 기업이 성장해서 대기업이 되지 못했을까?
미국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특이한 사건들이 결국 오늘날 MS와 Apple을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그렇다면 왜 i2, SAP, Oracle 등등이 나오지는 못했을까? 왜 google이나 Facebook이 나오지 못했을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대기업이 살만한 S/W를 만든 회사도 별로 없었고, 국산 S/W를 충분한 대가를 지급하며 구입하는 대기업도 별로 없었다.
Naver가 있기는 하지만, 급속도로 대기업화 하며 (삼성 출신들을 대거 영입한 건 완전 에러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인터넷 생태계를 억압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통신사 기반의 여러 인터넷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대기업 병을 벗어나지 못하고 느린 의사결정,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편안한 환경에의 안주, 자기가 하는 사업에 대한 열정과 고민의 부족, 심지어는 이해도 부족 등 영러가지 장애로 인해 제대로 역량을 쌓지도 못했고, 세계로 진출하지도 못했다.
예를 들어, 외국으로 나가면서 Cyworld의 Interface를 전혀 수정하지 않고 서비스했다는 건... Facebook 의 Interface야 워낙 그 쪽 애들이 익숙한 거니까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싸이는 아무래도 .. 나도 처음 쓸 때 무지하게 거부감이 느껴졌던 게 기억나는데... 그 조그만 데다가 뭘하라는 건지.. ;;
암튼, 여기에 단순하게 요약하기에는 복잡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대기업은 S/W 에서 이미 대기업화 된 여타 Global S/W 업체와 똑같은 Rule로 경쟁할 수는 있겠지만, 너무 자원 비효율적인 일이 될 것이고...
그럼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Venture가 나와야 되는데 절대 나올 수 없는 토양이고...
티맥스 소프트의 부침을 바라보면서 기업 솔루션 분야에서 한국에서 성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이나 미국과 같이 Global 기업들이 S/W를 충분한 댓가를 지불하면서 사야,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고 세계화를 무리없이 할 수 있는 건데...
삼성이 S/W 인력을 빼가서 S/W 경쟁력이 강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회의적이다. 지금 경영진들 중에 S/W 에 대해 잘 아는 사람,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누구라도 있는가? 제조업 문화와 분위기에서 왠 S/W.... 완전히 다른 회사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설립해서 키워나가는 것이 답일텐데, 회장님은 성화지, 실적 보여줘야 되지... 이러니, 제대로 될 리가 없을 거다.
[안철수 교수가 말하는 '한국 IT 산업의 위기']
소프트웨어 없는 한국 대기업
결국 크게 당하는 시대 온 것
中企가 어렵게 키운 SW 인력
삼성 등이 빼내갈 우려 커져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한국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갖춘 글로벌 기업의 하도급 업체로 전락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없고 하드웨어만 있는 한국 대기업들이 결국 크게 당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창업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 업체인 구글이 하드웨어(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파워를 겸비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금까지 제품을 만들 때 삼성전자의 제조기술에 의지했던 구글이 직접 물건을 만들기 시작하면 결국 삼성전자는 구글과 동반자 관계에서 하도급 업체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구글이 공짜로 소프트웨어를 주는 이유는 표준을 장악한 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죠. 조금씩 자꾸 빼앗아 갈 겁니다."
그는 이 상황이 "대기업들이 자초한 일"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국내 대기업들은 빵집, 밥집까지 계열사로 거느리면서도 사람들에게 팔 범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계열사로 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소프트웨어'란 소프트웨어 개발력을 갖춘 자회사가 있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정말 큰 힘이 됐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망가뜨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 경영진에게 '소프트웨어 인력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을 들은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사장들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을 겁니다. 이제 곧 시간과 돈을 들여 어렵게 키운 똑똑한 직원들이 삼성전자란 이름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 정말 공감 가는 이야기....이렇게 사업하는 거 정말 아닌데...
그는 "대기업들이 직접 사람을 뽑아 좋은 시설과 환경에서 직접 소프트웨어 전사를 키워내야 한다"고 했다.
안 원장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막는 또 하나의 요소로 정부를 지목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방치하면 극을 향해 치닫는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조선일보가 최근 연재하고 있는 자본주의 4.0 시리즈와 같은 맥락입니다. 규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 막 나가면 정부가 공정한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공정한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정부가 소프트웨어 인력이 자랄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는 창업이 가장 쉬운 분야이기 때문에 엔지니어 몇 명이 뜻을 모으면 그만이다. 장비도 필요 없고, 심지어 사무실도 필요 없기 때문에 정부의 작은 지원이나 환경 조성만 이루어져도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마트폰 분야의 융합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MS가 살아남기 위해 노키아를 인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이런 흐름이 산업 전체로 퍼져 나갈 겁니다. 대기업·중소기업·정부가 힘을 합쳐 빨리 건전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