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3. 22:55ㆍ전략 & 컨설팅/전략
불안불안 하더니... 결국 연장 후반 종료 1분도 안 남기고 결승골 먹고 졌다.
홍명보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UAE는 약간 약한 전력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싸웠다.
한국은 3명의 교체 쿼터 중 1명을 끝까지 쓰지 않다가 골키퍼를 바꾸는데 썼다. 대략 종료 2분 전에.
그 전에 화면은 계속 몸을 푸는 골키퍼를 비췄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감독의 의도가 승부차기라는게 명백한 상황에... 선수들도 빨리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심정이 되었던 것이다.
안그래야 되는데, 그렇게 되는게 인간이다.
상대방 골키퍼가 여러차례 선방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 선방 보다는 슛이 골키퍼 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도 집중력 부족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눈에 띄게 말도 안되는 뻥슛을 날리는 선수들이 눈에 띄기도 했고.
박주영도 책임이 없다할 수 없을 것이다. 몇 개의 확실한 chance를 날려 버렸으니.
전략적으로는 어떤가?
최선을 다한 공격과 (매출 증대 전략) 적절한 수비 (원가절감 활동)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주어진 3명을 다 쓰지 않는 감독(CEO/경영진)의 태도는 (해야할 투자를 하지 않는다든지, 위험을 극단적으로 회피하는 의사결정을 한다든지 등등) 선수들에게 소극적인 play를 하도록 무언의 메시지를 준다. (직원들이 소극적으로 시간만 때우는 업무를 하게 만든다.)
1명을 교체해서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최선의 공격을 하는 것이, 불확실한 승부차기 대비 보다는 백배 나은 전략이었을 것이다. 전략가로서는 홍명보 감독의 결정을 좋게 봐줄 수가 없다.
선수일때는 그렇지 않았지만, 감독이 되니 아마도 욕심이라는 것이 생겼을 것이다. 부담/책임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런 것 때문에 가장 유효한 전략을 포기하다니...
오늘 경기를 보면서는 예전에 월드컵에서 토고와 시합할 때 이천수가 후반에 프리킥을 자기편으로 차던 장면에서 안좋은 예감이 들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당시 이기고 있었는데, 나중에 결국 골 득실차로 16강 못가고 떨어졌다.)
그런 승리는 좋지 않다.
승리할 가능성 자체가 그런 행동으로 인해 줄어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