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잡이 조직?

2010. 11. 21. 20:56전략 & 컨설팅/전략

말로 하기는 쉽다.

조직을 따로 만드는 것도 상대적으로는 쉬운 일이다.

오히려 혁신을 할 수 있는 재능들을 모으고 지원하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잘못된 HR 관리와 Leadership은 재능들을 배척하고 혁신 조직 자체를 다시 구태의연한 조직으로 바꿔 버리기 때문이다.
사복출근, 출퇴근 시간 자유, 업무 공간에 놀이시설 만들기, .. 이런 것들로 혁신이 나올 수 있을까?

그저 자유스러운 복장의 자유스러운 회사원들이 늘어날 뿐이다.

핵심은 Talent 이다. 그리고 Leadership이 뒷받침 되는 Platform.  

SKT가 요새 부르짖고 있는 IPE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야말로 누구나의 로망이다. 기업가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고슴도치(핵심역량을 일컫는 짐 콜린스의 비유)'를 유지하되, '활동적 타성'에 빠지지 않고 늘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조직을 만든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경영학에서 이런 개념이 이론화됐다. 바로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 이론이다. 평소 꾸준히 안타를 치는 것은 물론이고, 불리할 때 9회 말 역전 만루 홈런도 터뜨릴 수 있는 기업을 말한다. 문제는 실천이다. 어떻게 해야 양손잡이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양손잡이 기업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두 사업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혁신 사업을 기존 사업에서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기존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장성근 연구위원은 "기존 제품을 개량·개선·활용(exploitation)하는 데 몰두하는 기존 조직에 모험적 혁신 업무(exploration)까지 함께 하도록 하면 혁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혁신 조직은 사무공간조차 본사나 기존 연구소가 아니라 대학이나 경쟁회사 부근에 둬야 창의성을 더 발휘할 수 있다.

IBM은 1999년 말 신성장 사업조직을 별도로 만들어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신사업만 담당토록 하고, 별도 투자펀드를 만들어 전폭 지원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25개의 신성장사업 중 22개가 성공을 거두었고, 전체 매출의 20%가 이쪽에서 나왔다.  --> 이건 좀 자세한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다. IBM은 상상을 초월하게 관료적인 기업이며, IBM의 성장은 자체적인 혁신 보다는 군소 경쟁사의 혁신력을 막대한 자금력으로 M&A하여 내부화 한 것에서 왔다. 물론 대부분의 내부화는 실패했지만, 경쟁사가 없어진 시장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소비자는 경쟁사가 있었으면 받았을 수 있었던 더 나은 서비스를 놓쳤지만, IBM은 성장할 수 있었다. -- ;;  

혁신 조직은 '톡톡 튀는'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되, 매출이나 순이익 등 가시적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하라는 것이다. 또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특성을 반영, 성과급은 전체 조직의 평균 수준으로 주는 것이 좋다. 3M은 실패한 연구원들에게 '실패 파티'를 열어주고, 창의적인 소수 의견을 권장하기 위해 보고할 때 소수 의견을 병기하게 의무화한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제도를 만들었다.

기존 조직에 대한 인센티브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김영배 KAIST 교수는 "기존 조직의 지원을 받는 혁신 조직의 성과가 높고 기존 조직도 높은 인센티브를 받도록 설계하면 둘이 같이 성장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잡아먹을 호랑이를 키워야 조직 전체가 장기적으로 성공한다'는 뜻이다.

원래 어느 조직에서든 실세(實勢)는 돈 안 되고 실패 확률이 높은 모험 조직은 기피하는 법이다. 하지만 실세 없는 혁신 조직은 '앙꼬 없는 찐빵' 신세다. 따라서 혁신 조직의 보스는 최고전략책임자(CSO)나 기술책임자(CTO) 등 실세가 맡아야 한다. 그래야 돈도, 인재도 모인다. 형식적으로 분리된 두 조직을 경영진이 유기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두 조직 간에 정기적인 인적 교류를 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인 시바 비전(CIBA Vision)은 신제품 개발 본부장이 CTO(부회장)에게 직보하고, 경영회의에 참석해 혁신사업에 대해 브리핑하도록 했다. 그 결과 혁신적인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매출이 3.5배로 증가, 세계 콘택트렌즈 1위 업체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