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를 졸라매는 기업들
2011. 10. 24. 11:11ㆍ전략 & 컨설팅/전략
불황과 호황은 반드시 온다.
불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와 마찬가지로 호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다.
조선업 수주량 반토막이라도, 잘 나가는 회사는 잘 나간다.
경영자의 Leadership과 조직원들의 노력을 통해서, 불황이든 호황이든 잘 나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 이게 오늘날과 같이 변화막측한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들의 화두일 지도 모르겠다.
호황에 잘나가는 회사와, 불황에도 튼튼한 회사의 구조는 완전히 틀리다.
그걸 둘 다 잘하려면, 호황에는 좀 덜 잘나갈 수 밖에 없고, 불황에는 좀 덜 튼튼할 수 밖에 없다.
즉, 변화의 진폭을 줄이기 위한 비용이다. 그러나 그게 일반적으로 중요해 진 요즈음이다.
조선 Biz.
국내 수출업계, 유럽 위기로 직격탄… 20대그룹 "내년 3분기까지 안 좋을 것"
지난 21일 STX그룹 이종철 부회장은 계열사 자금팀에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증권가에서 STX그룹이 유럽발 재정 위기 영향으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소문이 돈 직후였다. 이날 STX조선해양·STX팬오션 등 STX그룹의 5개 상장 기업 주가가 모두 한때 10% 이상 급락했다. STX 양대 주력사는 조선사 STX조선해양과 해운사 STX팬오션이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STX조선해양은 올 들어 9월까지 수주액이 연간 수주 목표액(128억달러)의 33%에 그쳤고, STX팬오션은 3분기(7~9월) 적자를 예상한다.
결국 강덕수 회장은 23일 "앞으로 대형 M&A(인수합병)를 추진하지 않고 해외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7000억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공식 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유럽 재정 위기로 촉발된 선진국 경제 불안이 '달러박스'로 통하는 우리나라 간판급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줄줄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해외 주재원을 중심으로 인력 조정에 들어간 기업도 나오고 있다. 당초 발표했던 투자 계획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곳도 나왔다.
◇실적 줄줄이 꺾인다
철강 유통 대리점을 갖고 있는 K 사장은 최근 철강협회가 매달 발표하는 철강 유통 재고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철강 유통 대리점 100여곳이 보유 중인 재고가 사상 최고치인 124만t으로 집계됐기 때문. K 사장은 "자동차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건설·조선·중공업·가전 등의 부진으로 하반기 들어 철강재가 창고에 쌓이고 있다"고 걱정했다.
철강 업황 부진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27.4%나 감소했다.
TV와 스마트폰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권영수 사장은 실적 발표 때마다 행사장에 나왔다. 하지만 지난 20일 3분기 실적 발표장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적자였다. LG전자의 휴대폰(MC)사업부도 이번 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작년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적자다. 이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선진국 시장의 수요 감소가 큰 요인이었다. 최근 수년간 항상 수출 1~2위에 들었던 조선업계의 3분기 수주량도 2분기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허리띠 졸라매는 기업들
기업 실적 악화는 투자 축소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600MW(메가와트)에서 한국 최대 규모인 1GW(기가와트)로 증설하려던 충북 음성의 태양광 모듈 공장 확장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태양광 산업에 돈을 쏟아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중국 LCD 공장 건설 계획을 제로(0) 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고 했으며, 포스코는 "올해 연간 투자비 1조3000억원을 줄인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임원 51명은 이달부터 급여 10%를 회사에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중견·중소기업에도 연쇄 영향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투자 축소는 중소기업들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에 있는 중장비 부품 업체 L 사장은 "거래하는 대기업의 주문량이 두 달 전부터 20%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1416개 중소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상적인 가동률(80% 이상)을 보이는 중소기업은 8월 기준 43.5%로 나타났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문제는 이런 침체 상황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본지가 최근 20대 그룹 최고경영자와 전략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내년 3분기까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중국 등 신흥국 경제까지 위축되면 기업들이 받는 충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와 마찬가지로 호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다.
조선업 수주량 반토막이라도, 잘 나가는 회사는 잘 나간다.
경영자의 Leadership과 조직원들의 노력을 통해서, 불황이든 호황이든 잘 나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 이게 오늘날과 같이 변화막측한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들의 화두일 지도 모르겠다.
호황에 잘나가는 회사와, 불황에도 튼튼한 회사의 구조는 완전히 틀리다.
그걸 둘 다 잘하려면, 호황에는 좀 덜 잘나갈 수 밖에 없고, 불황에는 좀 덜 튼튼할 수 밖에 없다.
즉, 변화의 진폭을 줄이기 위한 비용이다. 그러나 그게 일반적으로 중요해 진 요즈음이다.
국내 수출업계, 유럽 위기로 직격탄… 20대그룹 "내년 3분기까지 안 좋을 것"
우울한 3분기 - 포스코 영업이익 27% 줄어
LG디스플레이 4900억 적자… 조선업 수주량 반토막으로
움츠리는 기업들 - 인수합병·공장 신설 등 중단, 월급 반납·희망퇴직 실시도
中企까지 타격 - 거래 대기업 주문 크게 줄어… 올해 공장 가동률 계속 하락
지난 21일 STX그룹 이종철 부회장은 계열사 자금팀에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증권가에서 STX그룹이 유럽발 재정 위기 영향으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소문이 돈 직후였다. 이날 STX조선해양·STX팬오션 등 STX그룹의 5개 상장 기업 주가가 모두 한때 10% 이상 급락했다. STX 양대 주력사는 조선사 STX조선해양과 해운사 STX팬오션이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STX조선해양은 올 들어 9월까지 수주액이 연간 수주 목표액(128억달러)의 33%에 그쳤고, STX팬오션은 3분기(7~9월) 적자를 예상한다.결국 강덕수 회장은 23일 "앞으로 대형 M&A(인수합병)를 추진하지 않고 해외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7000억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공식 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유럽 재정 위기로 촉발된 선진국 경제 불안이 '달러박스'로 통하는 우리나라 간판급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줄줄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해외 주재원을 중심으로 인력 조정에 들어간 기업도 나오고 있다. 당초 발표했던 투자 계획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곳도 나왔다.
◇실적 줄줄이 꺾인다
철강 유통 대리점을 갖고 있는 K 사장은 최근 철강협회가 매달 발표하는 철강 유통 재고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철강 유통 대리점 100여곳이 보유 중인 재고가 사상 최고치인 124만t으로 집계됐기 때문. K 사장은 "자동차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건설·조선·중공업·가전 등의 부진으로 하반기 들어 철강재가 창고에 쌓이고 있다"고 걱정했다.
철강 업황 부진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27.4%나 감소했다.
TV와 스마트폰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권영수 사장은 실적 발표 때마다 행사장에 나왔다. 하지만 지난 20일 3분기 실적 발표장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적자였다. LG전자의 휴대폰(MC)사업부도 이번 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작년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적자다. 이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선진국 시장의 수요 감소가 큰 요인이었다. 최근 수년간 항상 수출 1~2위에 들었던 조선업계의 3분기 수주량도 2분기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허리띠 졸라매는 기업들
기업 실적 악화는 투자 축소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600MW(메가와트)에서 한국 최대 규모인 1GW(기가와트)로 증설하려던 충북 음성의 태양광 모듈 공장 확장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태양광 산업에 돈을 쏟아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중국 LCD 공장 건설 계획을 제로(0) 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고 했으며, 포스코는 "올해 연간 투자비 1조3000억원을 줄인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임원 51명은 이달부터 급여 10%를 회사에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중견·중소기업에도 연쇄 영향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투자 축소는 중소기업들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에 있는 중장비 부품 업체 L 사장은 "거래하는 대기업의 주문량이 두 달 전부터 20%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1416개 중소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상적인 가동률(80% 이상)을 보이는 중소기업은 8월 기준 43.5%로 나타났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문제는 이런 침체 상황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본지가 최근 20대 그룹 최고경영자와 전략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내년 3분기까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중국 등 신흥국 경제까지 위축되면 기업들이 받는 충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