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청소노동자 사태

2011. 1. 22. 10:14전략 & 컨설팅/STEEP

얼마 전에 홍대앞을 갔더니 정문이 푯말로 가관이었다. 어머님 우리들은 어머님을 지지합니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뭔가 했더니, 대학교 청소 용역 아줌마들이 처우 개선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다는 이야기였는데, 유독 점심값 300원 때문에 이슈가 명확해지며 대학이 공분을 사고 있었다.

그게 청소 용역업체와 아줌마들 사이의 문제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는데... 타조가 모래에 머리를 파묻은 꼴이라 하겠다.  왜 2차 이상의 협력업체까지 상생경영을 확대한다는 게 이슈가 되었는 지 이해를 못하나 보다.

단기적 이익을 위한 지속 가능한 장기적 수익의 포기 --> 이게 Social Responsibility를 소흘히 하는 업체들의 공통점이다. 그릇이 작고 전략적 마인드가 없는 거다.

당장 이 홍대 사태만 봐도, 생각 있는 학생이 홍대를 지원하고 싶겠는가?  학교 입장에서는 별 것 아닌 일이라고 할지라도, 밖에서 보기에는 학교가 얼마나 사고방식이 후진적이고 찌질한지가 명확히 드러난 사건이다.

더불어, 요새 원가절감 분위기에 따라 용역업체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꾸 원가만을 강조하다 보니 결국 그 피해가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대로 운영하는 업체를 키우는 것이, 원가만 맞춰주는 이상한 업체와 거래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을 왜 모를까?

업체 사장의 Leadership이나, 정책, 관리체계 등을 보다 적극적/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CBS 좋은 아침 최정원입니다. 퍼옴.

홍대 청소노동자 점심값 300원... 그 의미는

민(시사평론가)> 안녕하세요?

최> 이번 한 주간을 상징하는 숫자는 뭡니까?

민> 이번 한 주는 ‘300’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숫자로 뽑아 봤습니다.

최> 300, 어떤 의미인가요?

민>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지금 홍익대학교에서 농성 중입니다. 언론에서 비중 있게 보도를 하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실 겁니다. 이분들의 한 끼 점심값이 300원입니다. 오늘은 이분들의 점심값 300원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왜 노조를 만들어서 시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최> 홍익대 청소노동자 해고 사태를 잠깐 정리해주시죠?

민>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대부분 50-60대들인데요, 비정규직입니다. 월급 75만원에 점심값 300원을 지급 받으며 주 50시간씩 근무를 해왔다고 합니다. 상당히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저임금을 받으며 일을 해온 셈이죠. 그래서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지난 2일 노조를 결성했습니다. 그런데 홍익대는 이들 청소원들을 해고 했습니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면서 점거농성으로까지 확대가 됐고 이분들의 시위와 농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 점심값이 300원이라니... 정말 믿기지 않는데요?

민> 그렇습니다. 설마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이분들의 점심값은 300원 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이분들의 점심값 300원에는 많은 사실들이 함축돼 있습니다. 그냥 금액이 적은 차원이 아니라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점심값이 300원이 된 사연이 있었는데요, 저는 이 사연을 들으면서 마음 한 편이 아프더군요.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원래 교내에 있는 폐지를 수거해서 판 돈으로 쌀을 구입해왔다고 합니다. 이 돈으로 점심을 해결해 왔는데, 홍익대 측이 ‘장학재단’ 설립을 이유로 폐지 판매권을 회수를 했다고 하네요. 대신 학교 측은 쌀 구입비 명목으로 청소노동자들에게 한 달에 9000원을 지급했다고 하는데요, 하루 식대 300원은 이들의 한 달 근무일수를 따져서 나온 겁니다.

최> 아예 점심값이 없다고 보는 게 낫겠네요?

민> 그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점심값 300원에는 또 다른 면이 숨겨져 있습니다. 지난 12일 유튜브 등 온라인에 ‘홍대 청소 아주머니의 밥값 300원, 왜?’라는 동영상이 올라왔는데요, 한 청소 아주머니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아주머니는 하루 300원의 점심값이 지급된 이후 할 일이 더 늘었다고 하소연 하고 있습니다. 이 아주머니는 “(학교 측이) 돈을 지급했으니 그걸로 밥해 먹고 나가지 말고, 쉬는 시간에 외출도 못하게 했다”며 “휴식 시간에도 청소할 게 있다고 부르면 가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하루 300원 점심값 줬으니 전보다 더 열심히 일해라 이 말인 셈인데요, 폐지를 수거해서 판 돈으로 쌀을 구입해서 점심을 해결한 때가 훨씬 나았다는 얘기가 나올 법 합니다.

최> <숫자로 본 한 주간> 오늘의 숫자는 ‘300원’입니다. 홍대 청소노동자들의 점심값 300원에 숨겨진 의미 살펴보고 있는데요. 지금도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죠?

민> 그렇습니다. 지난 3일부터 고용승계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으니까 이제 2주 가까이 된 셈입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사를 밝히며 농성에 합류하고 있고, 다른 대학 총학생회들도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홍익대 사태가 단순한 학내 갈등을 넘어 사회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셈입니다.

최> 어떻게 보면 사태해결이 쉬울 것도 같은데?

민> 그렇지 않습니다. 언론보도가 시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정작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왜 시위를 벌이는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씀 드리면, 한 끼 300원으로 책정돼 있는 밥값을 현실화해 달라는 것이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인상해 달라는 겁니다. 그리고 학교 측의 해고결정이 부당하기 때문에 빨리 복직되어 일하는 싶다, 이것이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요구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태해결이 쉽다고 볼 수도 있는데, 문제는 사태해결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문제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홍익대 측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태가 인터넷에서 부각이 된 가장 큰 이유도 기업 아니라 대학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분노하는 시민들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최> 홍익대학교 학교 측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까 민> 현재 홍익대 측은 용역업체와 청소노동자들 간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홍익대측이 청소노동자 감시에 ‘ROTC’를 동원했는데, 이들의 일당이 최대 12만원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데는 돈을 아낌없이 쓰면서 청소노동자들 점심값 300원을 현실화시켜달라는 요구 들어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홍익대 측에 묻고 싶은 질문입니다.

최> 이게 단순히 홍대 노동자들의 문제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숫자로 본 한 주간> 이번 주 민동기 씨가 주목한 ‘300’은 홍대 청소노동자들의 점심값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