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체코 - 프라하

2025. 12. 13. 16:08여행/1997 유럽

1997년 5월 24일 (토) ~ 25일 (일) 


체코 프라하는 2008년에도 다시 가게 되지만, 이 시점에서 내 유럽 여행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곳이었다. 

동유럽이라 문화 유산이 풍부한데다가, 가격도 저렴! 

9일, 10일차는 프라하였다. 

멀리 갔다 왔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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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는 크게 블타바 강 Vltava 을 중심으로 서쪽의 언덕에 있는 프라하 성과 동쪽에 있는 구 시가지, 그리고 두 곳을 잇는 카를교가 관광 포인트다. 

구 시청 광장과 시계탑이 가장 유명하지만, 나는 좁은 골목들을 지나면서 프라하 특유의 감성을 느꼈던 게 가장 좋았다. 

그리고 인형극장에서 오르페우스 공연을 관람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이 동네 전통인데, 마리오네뜨라고 하는 실로 조정하는 인형들이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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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 Orpheus/Orfeo 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영웅 중 하나로, 아르고 호 원정대의 일원이기도 했다.

하프 연주의 달인으로 유명한데, 정확히는 '리라 Lyra' 라고 하는 악기로 아폴론에게 직접 배웠다고 한다. 아르고 호 원정에서 바다의 노래하는 요정 세이렌을 이 리라 연주로 물리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유명한 것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살리기 위해 저승 세계를 찾아간 일화이다. 데리고 나가되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그 유명한 설정....  결국, 의심을 이기지 못해 뒤를 돌아봤고 아내를 저승에서 되살리지 못했다는.

마리오네뜨 공연으로 봐도 참 가슴이 아프더라...

https://namu.wiki/w/%EC%98%A4%EB%A5%B4%ED%8E%98%EC%9A%B0%EC%8A%A4

 

오르페우스

그리스 로마 신화 의 영웅 . 무인 , 명궁 , 지략가 등등이 대부분인 그리스 로마 신화 영웅들 가운데에서도 특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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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교는 조각으로 가득찬 다리다. 

강 폭이 그렇게 넓지는 않기 때문에 걸어서 건너면서 이런 저런 조각들을 보고 사진 찍고 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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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카를교다. 조각이 없는 곳에서 찍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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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청 광장 천문시계 앞.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 아름다운 시계다. 

천문시계는 체코어로 프라시스키 오를로이 Orloj 다. 현존하고 작동하는 가장 오래된 시계이고 1410년 프라하 시청의 요청으로 시계공 미쿨라스, 하누쉬, 그리고 수학자 얀 신델이 합작하여 만들었다. 

아래 시계판은 숫자와 바늘 없이 모두 그림인데, 작은 그림들은 황도 12궁, 큰 그림들은 농경의 단계들을 나타낸다. 이 그림이 새겨진 판이 조금씩 회전하는데, 12시 방향이 현재이고, 글자를 모르는 농민들을 배려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아래 시계는 1870년에 더해졌다. 

위 시계판은 지식인, 귀족, 왕들을 위한 시계인데 연,월,일, 시, 분, 동지, 하지, 낮의 길이, 밤의 길이까지 알 수 있게 되어있다. 중앙의 파란색 원은 지구를, 위 쪽의 파란 부분은 하늘을, 아래의 검고 붉은 부분은 밤의 하늘을 나타낸다. 잘 보면 시침, 분침 외에도 해, 달, 별이 붙어 있는 시계 손들이 있다. 

정각의 시간마다 소리가 나면서 인형들의 쇼가 펼쳐진다. (역시 마리오네뜨의 나라) 

쇼의 내용은 인간은 족음 앞에 부질없는 존재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삶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한다.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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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묘지는 음산하게 울던 까마귀 소리와, 빽빽한 묘비가 기억에 남아있다. 

유대인들은 차별대우를 받았는데, 당연히 그 차별은 묘지에까지 이어졌다. 설명을 듣기로는 일정 면적의 땅밖에 허가해 주지 않아, 겹쳐서 매장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다른 묘지와 달리 묘비가 빽빽해 졌다고 한다. ㅜㅜ 

그런 설명을 듣고도, 왜 표정은 웃고 있는 거냐.. 카메라 렌즈 들이대니까 자동으로 웃는 건가? 

뭐 함박웃음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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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시청 광장에 얀 후스의 동상도 있고, 그가 셜교하던 교회도 있었다. 

Jan Hus는 14세기~15세기 (1369? ~ 1415) 보헤미아 왕국에 살았던 신부 겸 신학자, 신학교수, 대학총장으로 종교개혁자이다. 16세기에 활동했던 마틴 루터보다 100여년 앞서 활동했고, 결국 이단으로 찍혀서 화형당했다. 

그의 탁월했던 점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꺼이 화형을 감내하였다는 점이고, 이는 소크라테스의 독배와도 비견될 수 있으며 훗날 종교 개혁 운동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그의 죽음 뒤에 민중은 그를 지지하였으며 체코의 민족주의 운동, 종교개혁 운동으로 계속 이어지게 된다. 존경합니다 후스형... 저는 제 몸에 불을 붙이려는 사람들 앞에서 그럴 자신이 없어요 ㅜㅜ 

구 시청 광장의 후스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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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있었던 큰 사건은, 내가 카메라를 분실했었던 일이다. 

시장 구경을 하면서 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카메라를 분실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는 젊었는데도 여전히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경찰서까지 찾아가서 분실에 대한 조서를 작성하고 했다. 

그래서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이때만 해도 공산주의 국가에서 민주국가로 변신한지 얼마 안되던 때라서 경찰서의 엄청 두껍고 커다란 문, 경직된 태도의 경찰이 그래도 외국인이라고 친절하려고 억지로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나 말고 다른 사건으로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이 기억 난다. 공산국가였던 프라하의 경찰서는 만일 내가 공산 독재정권 치하에서 끌려 왔다면 엄청 끔찍하고 무서운 곳이었을 것 같다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심지어는 기계식 타자기로 내 앞에서 조서를 타이핑 했다.) 

영국인들은 지갑이 싹 털렸는데도 뭐가 즐거운지 웃고 있었으며 (허탈한 웃음이었을까?) 반대로 체코인 부부는 차를 도둑 맞아서 멘붕 상태였다. 

카메라는 경찰서에서 나와서 일행을 만나게 되었는데, 얘들이 내가 떠난 후 내 카메라를 알아보고 그 자리에서 챙긴 거여서... 되찾긴 했다. 천만다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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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족스러우면서도 다사다난했던 프라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