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역] 일식집 동양 feat. 어묵

2022. 9. 18. 23:57맛집/송파 강동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여서 최근 오픈한 특이한 일식집에 다녀왔다. 

방이역 1번 출구에서 가까운 일식집 '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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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aver.me/GMqHwpOy

 

동양 : 네이버

방문자리뷰 6 · 블로그리뷰 2

m.pl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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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부터 50년 동안 어묵을 생산하고 있는 군산에 위치한 동양 어묵과 동양 어묵 3대 사장(미슐랭 출신 15년 경력 프렌치 셰프) 이 오뎅오마카세 라는 이름으로 가장 동양적인 이야기를 풀어 나가보려 합니다.

라고 네이버 지도 소개글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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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특이하다. 동양어묵은 사실 몰랐던 곳이지만, 그래도 군산에 위치한 어묵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분이 또 어떻게 프렌치 셰프로 커리어를 이어왔을까? 이건 한번 방문한 사이에 물어볼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 나중에 친해지면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3만 5천원짜리 정식을 시켰다. 예약제이고, 이번 달은 예약이 완료되었으며 다음달 (10월) 부터는 캐치테이블로 받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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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접시에 상당히 정성을 들였다. 미슐렝 프렌치 레스토랑의 DNA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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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이라는 정체성을 마른 오뎅으로 가져왔고, 그 위에 짭짤한 아귀간을 빠테로 올리고 신선한 연어알 (이꾸라) 와 처빌 chervil 그리고 식용 꽃잎으로 전체적인 맛과 모양의 균형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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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사시미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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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 우니, 새우, 참치 (아마도 아카미?), 다시 연어알.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간장도 좋았고 신선도가 아주 좋았다. 기분좋게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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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님이 이게 가장 만들기 어렵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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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보나라 크림을 올린 뇨끼다. 저 뇨끼 색깔이 불그스름한게 뭔가 특별한 것이었는데 내가 지금 기억을 못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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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처빌을 위에 가니쉬 하고 트러플 오일을 뿌려주었다. 일식집에서 이런게 나올 수가 있을까 싶었지만, 맛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어떻게 보면 일전에 광화문에서 갔던 오카즈의 간단 version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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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카즈 포스팅: 

https://kirinos.tistory.com/860

 

[광화문] 서촌 오카즈 Oh!Kaz

일본어로 반찬이라는 '일식 타파스 바'에 다녀왔다. . 신기한 concept이고, 마음에 들었다. 오픈한지 한 달 정도된 신상집인데 앞으로 많이 붐비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 http://naver.me/5ZOtbjlV 오카즈

kirino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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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한우암소 사태와 푹 삶은 무에 하얀색 다시마 말린 것을 간 것을 올려주었는데, 무우와 다시마의 조화도 좋았지만 한우의 맛과 식감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고오급이란 이런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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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 음식 Quality 미쳤다. 가격을 생각하면 두 번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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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오뎅. 드디어 제대로 오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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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손잡이 달린게 도미인데 이게 사실상 오뎅 고유의 맛으로는 정말 맛있었다. 오뎅계의 롤스로이스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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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 색깔 진한게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갔다는 오뎅인데, 설명을 안 들었으면 치즈를 느낄 수 없었을 것 같다. 보통 치즈 들어간 오뎅은 치즈를 느낄 수 있었는데 이건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아마 뭔가 실수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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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하나가 유부오뎅인데 청량고추, 당면 등 여러가지 야채가 들어간 것이었고, 유부 주머니 아닌 유부 오뎅으로 정말 맛있고 새로운 식감이었다. 부드러움. 오뎅 3종 중에 치즈 들어간 거 빼고 나머지 두개는 아주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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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기념이라며 소세지를 서비스로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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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토치로 살짝 굽고 반은 그냥 나온건데, 아무 소세지는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이 소세지에 대해서는 뭔가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나는 기억에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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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전복 리조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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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을 잘게 자른 것과 처음 보는 '와사비 오일'을 뿌려준 것이 특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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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 와사비 오일로 서양 음식과 차별화가 확실히 되는 느낌. 이것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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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장 나와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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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프랭크라는 곳이 있었나 보다. 내부는 다찌 형태로 되어 있다. 잔잔한 조명과 세로 선이 정갈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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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가 어떻게 되는 지 몰라서 들고 가지 않았고, 현장에서 적절한 것을 시키려고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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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폭이 기린 생맥주 밖에 없었다. 지콘 등 엄청난 사케병들이 죽 놓여져 있었는데 아마 빈병이었나 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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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린 생맥주는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감사히 시켰는데, 호스랑 탭이 새거라 그런지 아주 신선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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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을 하자면... 요새같은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정말 감사한 가격이었고, 놀라운 Quality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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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예약이 엄청 빡셀거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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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거리가 좀 부담되긴 하나, 예약만 된다면 한달에 한두번은 가고 싶은 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