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굽기 정도: 레어 vs. 생고기

2022. 7. 11. 02:12맛집/Food Story

결론부터 말하면, 레어와 생고기는 전혀 다르다. 레어는 익힌 고기이고 생고기는 안익힌 고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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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레어를 생고기라고 생각하고 요리하고 먹는다. 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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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찾아봐도 이런 잘못된 정보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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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젓이 레어를 생고기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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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요 Amiyo 라는 요리 유튜버는 이걸 바로잡고, 정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시청을 권한다. 

 

 

https://youtu.be/AL39cjphd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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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 나오는 이미지이지만, 캡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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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이미지에서 보는 것처럼, 레어는 생고기가 아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수비드로 온도를 맞춰서 90분간 돌려서 완벽하게 익은 고기와 그냥 생고기는 색도, 질감도, 느낌도 다르다. 생고기는 바깥쪽만 익은 것이 보이고, 심지어는 지방 마블링이 그냥 살아있는게 보인다. 저게 다 녹아서 없어야 제대로 익은 거다.  

출처: 아미요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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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은 동물 근육에서 빨간색을 내는데, 60도 정도에서 색이 회색으로 바뀐다. 그래서 아래 온도를 보면 알겠지만, 미디움 레어까지는 붉은색이라서 온도가 훨씬 낮은 즉, 안익힌 생고기하고 구별이 좀 어려워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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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의 중심부 온도를 이야기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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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수로, 혹은 무지해서 그냥 안익은 생고기를 레어라고 하면서 내어주는 식당이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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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도 레어는 그냥 안익은 고기라고 생각하면서 맛있다고 먹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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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는 참 ... 뭐라 해야 하나. 스테이크는 구워 먹는 거지, 생으로 먹는게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생으로 먹을 거면 육회를 먹는게 맞지 않나 싶다. 위생적으로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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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은 고기가 더 맛있다. 무슨 규칙에 따라서 이렇게 꼭 먹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라, 구워 먹는게 더 맛있으니 스테이크를 구워 먹는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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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드러움이 문제가 되는데... 마블링 (지방)이 적은 고기는 구웠을 때 퍽퍽해지고 질기다. 안심이 마블링이 없는 편인데, 그래서 레어에 가깝게 많이 먹고 풍미를 보완하기 위해 소스를 끼얹는다. 나는 그래서 등심이 더 좋다.  잘 익혀도 부드럽고 좀 안 부드럽더라도 고기 자체의 고소함이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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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일본 사람들처럼 (그리고 많은 한국 사람들도 그렇지만) 마블링을 또 너무 중요시하는 것도 별로다. 과도하게 인위적으로 만든 마블링은 별로 선호하지 않으며 이빨이 아직 튼튼하므로, 오히려 투뿔 보다 원뿔, 혹은 그냥 1등급도 차분히 씹으면 매우 맛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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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하는 레스토랑이라면 레어를 시켰을때 익혀서 붉은 고기가 나올 것이고, 아니라면 겉면만 익고 속은 안익힌 생고기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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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요의 경우는 정확히 하기 위해서 54.5도 수비드로 90분을 조리했다. 이 경우는 확실히 익은 고기이다. 

출처: 아미요 영상

위 캡처 사진에서 볼수 있듯이 생고기와 레어는 익혔다와 안익혔다의 차이가 있다. 즉, 적절한 고온으로 단백질이 변화를 겪었느냐 안겪었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다만 미오글로빈이 변형을 할 온도까지 익히지는 않았기 때문에 둘다 얼핏 보면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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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란히 놓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분할 수 있지만, 그냥 스테이크 생고기가 나왔을때 이거 안익었잖아요 라고 확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맛이 틀리다고! 온도도 틀리고... (이건 식었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애초에 따뜻하게 나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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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소고기는 옛날부터 날로도 먹었고 육회도 먹어왔지만, 날로 먹을 경우 위생에 주의를 해야 하는게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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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들어온 조리법이다 보니 레어를 생고기로 생각하고 맛없는 생고기를 비싼 돈 주고 먹는 사람들이 꽤 많아, 이 부분을 정리해 봤다. 그런데 진짜 셰프라는 사람들 중에서도 자기는 이렇게 배웠다고 이게 맞다는 사람들도 있다. (댓글에도 보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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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은 개인마다 다르니까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제대로 알고는 먹는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