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점도표

2022. 10. 1. 02:56투자 & Finance/용어정리

얼마전에 CFA 한국 협회가 주최하는 Conference에 참여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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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유익한 시간이었는데, 사람마다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침체가 연말까지는 지속될 거고 그 이후에도 몇 년은 투자환경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게 중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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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발표중에 '점도표'라는 것이 나와서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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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리가 뒤쪽이라 사실 PT 자료가 잘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뭔가 연준 FOMC하고 관련이 있고 이자율과 관련이 있구나 정도만 이해가 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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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를 연간 8차례 정도 여는데, FOMC가 연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라고 볼 수 있다. (법으로 정해진 개최횟수는 매년 최소 4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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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햇갈리는 건, 자료를 찾아보니 위원 수는 17명이어야 하는데 왜 점은 18개가 찍혔나 하는 부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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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이사 7명 + 뉴욕은행 총재 + 4개권역으로 나눈 연방준비은행들 중 돌아가면서 맡는 1명씩 = 12명 (투표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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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뉴욕은행 부행장이 예비 멤버로 들어오고, 다음차수 4개권역 인원 1명씩 해서 총 5명이 alternate member가 되면 12명 + 5명 = 17명이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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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ederalreserve.gov/monetarypolicy/fomc.htm

 

The Fed -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Please enable JavaScript if it is disabled in your browser or access the information through the links provided below. About the FOMC The term "monetary policy" refers to the actions undertaken by a central bank, such as the Federal Reserve, to influence t

www.federalreserve.gov

여길봐도 17명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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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FOMC 점도표 Plot Chart는 이 위원들 전체가, 투표권 유무에 상관없이, 자기가 예측하는 적절한 미래 이자율 Federal Funds Rate 을 점으로 찍은 도표이다. 즉 X축의 연도에 17개의 점이 찍혀 있고, Y축은 이자율이다. 각각의 점은 위원 한명의 판단을 표시한다. (물론, 실제로는 18개의 점이 찍혀있다.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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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쪽이 경제력도 크고 땅도 넓은데 1개 연방준비은행 밖에 없어서 그걸 2자리로 늘린다는 이야기는 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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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구 경제연구소 유튜브에 보면 점도표를 4.0% 선에 맞춰서 6월과 9월을 비교해 놓았다. 보는 바와 같이 전체적으로 위로 올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과 3개월 사이에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더욱 커졌고 FOMC 위원들 사이에서 금리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고해 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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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s://www.youtube.com/watch?v=C3XRMJ3YWxY 전인구 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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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기사이긴 하지만 조선일보에도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으니 한번 보는 것도 좋겠다. 

https://www.chosun.com/economy/global-stock/2021/12/16/5WY54N4OEND3RNESZ5U7URD4NU/

 

FOMC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점도표’…그게 뭐길래?

FOMC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점도표그게 뭐길래

ww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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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있는 점도표 보다도 밑에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정도만 되도 좋을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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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금 문제는 인플레이션인데, 이걸 잡는게 연준 이자율 상승밖에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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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인 수요 공급으로 가보면 사실 지금 경기 자체는 무척 좋은 상황이다. 코로나때 엄청나게 양적완화를 해서 돈이 많이 풀려 있다. 그래서 수요가 높다. 그런데 코로나 영향과 국제 정세 ( 미중 무역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유럽/미국과 러시아/중국의 대립 등으로 글로벌라이제이션 중단, 글로벌 공급사슬 붕괴) 로 인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에너지가 가장 큰 요인인데, 기본적으로 자원과 에너지가 풍부한 나라들은 인플레이션 이슈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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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연준 의장인 파월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방법으로 공급은 어쩔 수 없으니 수요를 때려 잡기로 한 것이다. 즉, 긴축재정으로 유동성을 회수하고, 이자율을 높여서 수요 자체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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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발언들을 보면 살벌하다. 볼커는 제대로 한 것도 아니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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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내 생각들을 지리멸렬하게 쓴 것인데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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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착륙을 무릅쓰고 수요를 잡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하는데 여기에는 결국 미국 국민들이 견딜 체력이 충분하고 (그동안 엄청 풀어놨으니) 지정학적으로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여 (에너지, 자원, 상품 등을 공급하는 독재국가) 미국이 주도하는 현재의 체재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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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나중에 또 정리해서 쓰겠지만, 강달러가 지금 한국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러시아 브라질 중국등 자원 부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과, 한국의 해외자산 및 외환 보유고가 매우 충분하다는 점에서, IMF때와 같은 위기가 올거라는 속단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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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이 이자를 올리면 한국도 달러 이탈을 막기 위해 이자를 올려야만 한다는 논리도, 미국의 투자 basket에서 한국이 다른 basket에 들어 있으므로 크게 설득력이 없다. 이런 이론은 미국과 유럽 간에는 맞지만 우리같은 후발주자들하고는 전제조건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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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data를 보면 다른 나라 경제는 난리가 나도 미국 혼자만 유독 잘나가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제조업의 reshoring과 투자 risk 관련 compliance에 엄청나게 노력한 결과이다. 따라서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미국의 경제가 따로 노는 decoupling이 일상화되었고, 미국이 잘나간다고 한국도 잘나가는 그런 관계성은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 되었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한국은 중국 경제와의 밀접도가 지나치게 높아져서 미국이 보기에는 중국 경제권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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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미국이 이자율을 올린다고 한국도 꼭 이자율을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도 한국 자체의 양적완화와 인플레이션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긴축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계 부채 특히 부동산 관련 부채가 많아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경착륙으로 가고 한국은 미국과 달라서 국민들한테 이런 경착륙을 감당할만한 버퍼가 많지 않아 큰 고통이 수반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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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마찬가지인데 이자율이 급등하면서 투자의 매력도가 감소하고 대체투자 쪽에서 돈이 마르는 현상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PE, 부동산 다 마찬가지다. 자산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심리도 있고, 불황으로 exit가 안되니까 돈이 잠기는 것도 있고, 조달금리가 너무 높아서 투자 자금 확보를 못하는 것도 있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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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적자 상황의 유니콘들은 버티기 어려울 것이고, 미래 성장동력이 많이 위축될 것이다. 해야할 투자를 못한다든지, 유망한 회사가 부도가 난다든지 아니면 능력 없는 자본에 먹힌다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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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경제위기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근간에는 지정학적 Risk와 충돌, 강대국간의 패권 경쟁이 숨어 있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임팩트가 훨씬 커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경제정책 뿐만 아니라 우리가 누구 편에 서느냐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는 건데, 답은 간단해 보여도 막상 실행하려고 하면 바로 옆에 있는 덩치 큰애 눈치를 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병신같은 개념으로 돌파하기에는 갈등이 너무 첨예하다. 누구 하나가 KO 되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다. 미국도 완전한 국가는 아니지만 최소한 자원과 자금과 국방력 면에서 그리고 명분까지 일단 우세한 쪽에 있다고 판단되는데, 그렇다고 너무 일본처럼 굽신거려도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니 주권 국가로서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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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지속적인 경기 확장에 올라타서 특히 레버리지로 쉬운 수익을 올렸던 사람들에게는 힘든 시기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