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에 초대받은 문재인 그리고 언론보도

2021. 6. 16. 17:00전략 & 컨설팅/국가정책

나도 워낙 TV를 안보고 바쁜 상황이어서 문통이 G7 간 것도 나중에 알았다. 

.

그런데 유튭을 보다보니 YTN의 이런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

https://youtu.be/gaBBBr5w5-o

.

내가 아무리 문재인과 그 정권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G7 정상회의에 갔는데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

조선, 중앙, 동아, 소위 '조중동'과 한국경제 4개 신문의 1면을 분석한 것이라고 한다. 

.

요새 종이 신문 볼 일이 없어서 정말 이런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렇다고 치자. 

.

조중동+ 한경이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라도 대통령이 다른 데도 아니고 G7에 참석하러 간 것을 씹는다는 상황이 정상은 아니다. 대깨들이라면 당연히 이 뉴스를 보자마자 비분강개하여 '역시 언론이 문제다. 언론을 개혁해야 한다' 라고 거품을 물겠지만... 

.

대깨 말고 정상적인 사고 회로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냥 궁금해야 정상이다.

.

보통 이런 경우는 국가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

즉, 다녀올 건데 가능한 조용하게 다녀오고 싶으니 보도를 자제해달라든지 하는 요청이 있을 경우이다.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

검색을 해보니 조선일보의 경우 11일에 인터넷 기사에는 분명 문통이 G7 참석하려고 출국했다는 기사를 냈다. 

.

https://www.chosun.com/politics/blue_house/2021/06/11/TB4VFU55VRFV7J3NOASFNPC24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文대통령 英 G7정상회의 참석… 6박7일간 유럽3개국 순방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11일 출국했다. 영국 콘월, 오스트리아 빈, 스페인 마드리드·바르셀로나를 차례로 순방하는 이번 일정에는 김정숙 여사와

www.chosun.com

즉, 1면에 없다 뿐이지 기사는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

이게 대깨들의 신박한 행복회로처럼, 문통이 G8 대우를 받으며 국격을 높이고 있는 현상을 단순히 수구꼴통 언론들이 보도하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그럴리가... 

.

같은 동영상의 화면이다. 

.

포탈에도 문재인 G7 활약상 기사가 안 나오다가 일요일이 지나고 15일이 되어서야 비난을 의식했는지 나오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즉, 포탈을 비난하고 있다. 

.

이것도 잘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누구나 대표 포탈을 생각하면 네이버를 생각할 것이고, 다음도 포탈은 맞지만 뉴스 포탈이라는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매우 미약하다. 그런데 굳이 왜 네이버가 아니라 다음을 가져와서 영상을 만들었을까? 

.

이상한 건 더 있다. 다음은 원래부터 민주당에 친화적인 곳이었다. 즉, 대깨들이 좋아하는 놀이터이지 문정부를 일부러 까고 싶어하는 곳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여기는 자화자찬을 퍼날르는 기사가 도배되어 있어야 하는 곳이 맞다. 그런데도 이렇게 썰렁하다고? 

.

 

 .

물론 포탈이 뉴스를 자신들 입맛대로 편집하는 시대는 아니고 알고리즘에 맡기거나 각 언론사에 맡기는 상황으로 바뀐지는 좀 되었다. 어쨌든, 왜 네이버가 아니라 다음을 가져왔고, 다음의 내용은 왜 이럴까 하는 의문은 계속된다. 

.

답은 보도 내용과 G7 결의문 등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

https://www.fnnews.com/news/202106160640134175

 

"우린 反中 아냐" 바이든 떠나자마자 중국 달래는 G7정상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에서 개최 중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을 갖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

www.fnnews.com

.

G7에서 미국이 각국 정상들을 압박하며 추구했던 것은 반 중국 연합전선 구축이다. 

.

또한 북한에 대한 원칙적인 선언이 있었는데, 북한이 싫어하는 내용들이 G7 종료 선언문에 다 들어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의 포기, 대북제재의 준수,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와 인권 존중 촉구가 그것이다. 

.

중국에 대해서는 일대일로 사업의 견제를 확실히 했다. G7 정상들은 미국의 글로벌 인프라 구상, 즉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또한 7개국 정상들은 이틀째 회의 뒤 공동성명을 내어 “우리는 중국에 특히 신장 지역과 관련한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 그리고 중-영 공동선언과 홍콩기본법에 간직된 홍콩의 고도 자치 촉구를 포함해 우리의 가치들을 진작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권고한다”고 밝혔고 “우리는 동·남중국해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고, 현상을 바꾸고 긴장을 증가시키는 어떠한 일방적인 시도도 강력히 반대한다”고도 했다.
.

또, “우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유지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고 해, 미국의 대중포위망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동의도 밝혔다. (인도를 부른 이유이다.) 
.

중국 입장에서는 대놓고 디스를 당한 셈이다. 체면을 세워준다거나 하는 것 없이 안면을 직격당했다. 

.

이런 상황에서, 아래와 같은 사진은 문통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그림이 아닐 수 없다.  대깨들은 철없이 이게 바로 우리 국격이라고 흥분하고 있는 모양이다만... 정말 머리가 단순해서 세상 걱정이 없을 것 같다는 점에서는 부럽기도 하다. 

.

저 웃음이 나는 참 불편하다. 사진찍을때 찡그려야 할 일은 아니지만, 과연 저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생각은 하고 앉아있는 것인지? 

.

중국은 열 받아서 사상 최대 규모인 28대의 군용기를 대만 해협에 마구잡이로 진입시켰다. 

.

https://news.joins.com/article/24083475

 

G7압박에 뿔난 中, 대만상공에 군용기 28대 마구잡이 진입

대만 국방부는 16일 공식 발표 에서 전날인 15일 모두 28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에 들어왔다 고 밝혔다. 이는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중국 군용기의 접근 상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뒤 최대 규모

news.joins.com

.

또한 G7 정상회의에 대한 반감을 여지 없이 드러내고 있는데, 아래 그림은 중국의 디지털 아티스트가 그린 '최후의 G7'이라는 그림이다. 최후의 만찬 모티브를 가져와서 G7 정상회의를 풍자하고 있다. (그런데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하고, 결국 기독교가 세계적인 종교가 되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최후'라는 말만 생각했던 것 같다. ;-) ) 

.

근데 또 이 그림을 가만히 보면 한국은 없다. 제일 왼쪽에 저게 무슨 동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아프리카인 것 같고, 제일 오른 쪽 코끼리는 당연히 인도인데...한국이 없는 건 일단 한국에 대해서는 wait and see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릴 가치도 없다는 것인지, 한국은 거기 참석했어도 뼈속까지 중국의 속국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

여기에 한국이 없다는 것은, 가기 전에 이미 중국에 양해를 구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

한국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G7 정상회의 선언과 구체적인 약속이나 요청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https://www.yna.co.kr/view/AKR20210615144200504?input=1195m 

 

외교부, G7의 中일대일로 대항마 참여에 "요청받은 바 없어"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는 주요 7개국(G7)이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대항마로 제시한 글로벌 인프라 ...

www.yna.co.kr

.

흐름을 짚어가다보니 글이 좀 장황해지긴 했는데, 

.

내 추측으로는 정부는 미국 요청으로 어쩔 수 없이 G7에 참여하긴 했지만, 미국이 중국을 적대시하는 메시지를 내고 참여국들과의 연합을 대내외에 천명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굳이 크게 소문을 내고 싶지 않았다고 본다. 

.

중국에게 어쩔 수 없이 밀려서 간다는 양해도 구했는데, 그걸 또 대대적으로 선전할 수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

그러니 대깨들이 생각하는 그런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하겠다.  언론은 그게 아무리 보수 언론이라도 권력의 눈치를 보게 되어 있다. 아무리 레임덕이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 G7에 참가해 미국 대통령 영국 총리와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는 문통의 '빛나는 순간'을 굳이 무시해서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

한겨레, 프레시안, 경향 쪽의 논조를 봐도 내 추측에 힘이 실릴 것이다. 이쪽도 별 기사가 없다 거의 조선일보와 비슷하다. 일부 중국한테 저래도 되나? 북한한테 저래도 되나? 이런 걱정과 우려들이 보인다. 

.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998675.html

 

문 대통령, 11∼13일 G7 정상회의 첫 참석…참관국 자격

‘참관국’ 자격…회의 참석 올해가 처음13~17일 오스트리아·스페인 국빈방문

www.hani.co.kr

.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999221.html

 

G7 ‘중국 비판’ 성명…청와대 “초청국은 성명 작업에 참여 안해”

한국은 중국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의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정부 관계자가 재확인했다. ...

www.hani.co.kr

.

YTN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정권 옹호와 친정부 행보로 참 유명한 곳이었는데 이제 어느새 문정부에 이렇게 과잉 충성을 하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알아서 기긴 했는데 그게 좀 무리수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

그런게 그게 언론의 속성이긴 하다. 

.

아무튼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아, 말은 참 별로 없지. 청와대에서도 외국에 방문해서도 혼자 밥 먹는 사람이니까..), 문통이 이번에 큰 사고는 안치고 G7을 끝내고 오스트리아와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이라니 다행이긴 하다. 

.

늙은 바이든은 G7 여세를 몰아서 NATO 찾아가고 지금은 러시아 가서 푸틴하고 거하게 한 판 하고 있는 모양인데,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중국을 확실히 밟아놓겠다는 노익장을 보니 미국이 아직 탄탄하다는게 느껴진다. 

.

거기에 대비되는 우리 문통과 김여사의 오스트리아, 스페인 국빈 방문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과거 행적들을 보면 또 세금으로 대통령 예우 받으면서 관광이나 하겠다는 속이 들여다 보여 짜증은 나지만, 제발 사고나 치지 말고 잘 돌아오기를 기대할 뿐이다. 

.

기대 같은 거 없고, 다 포기했으니까 사고만 치지 말아줘~~

.

 제대로 된 대통령은 언제쯤 가질 수 있을까? 

.

일단 김대중, 노무현은 그나마 똑똑하고 철학이 있어서 그 밑에 있는 운동권 분자들의 병신같음이 많이 가려져 있었는데 (물론 그래도 어이 없는 장면들이 많이 있긴 했었다. 김대중 정권 때의 동교동계 민주화 세력 모지리들, 노무현때 386 모지리들, 그 386들이 지금 멍청한 문재인을 끼고 이 난리를 벌이고 있는 거다.) 지금은 너무 잘 보인다. 가려줄 큰 우산이 없으니까. 

.

좌파는 제대로 된 집권철학이 될 수 없음을 확실히 느꼈다. 그리고 무능함. 

.

민주주의 좋고, 인권 좋고, 따뜻한 정치 다 좋은데, 그건 이상일 뿐이고, 실제로는 자기들 배나 채우는 것들.  그리고 자기들이 정의롭다고 착각하기에 엄청난 내로남불과 모순들을 보게 된다. 

.

이것도 한국 정치가 발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위안해 본다.  안 겪어 보면 어찌 알겠나? 

.

이제는 제대로 된 일하는 정부와 리더십이 들어서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