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컬트와인 모임 후기

2014. 3. 30. 14:28Wine/와인 Story

 

어제 있었던 RP 99점 호주 컬트와인 비교 Tasting 모임 후기입니다.

 

원래는 Clarendon Hills의 Astralis와 The Standish의 비교가 Main이었는데요, 다OO님이 협찬으로 무려 Hill of Grace를 내놓는 바람에... 삼파전이 되어 버렸죠.  이 자리를 빌어, 다OO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장소는 모모's Wine Society였고요, 앤드류 와인샵 바로 위층입니다.

 

공사할 때 몇 번 갔었는데, 이제는 완전 소중한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참 좋네요~ ^^

 

 

 

 

  

저희가 마신 와인들입니다. 인원이 7명 이었는데.. 꽤 많이 마셨죠?

불곰님이 와인 배가 커서 그런 것 같습니다...

 

모모님이 특별히 준비해 주신 식사와 함께 호주 템버레인 (Tamburlaine) 유기농 스파클링,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이솔레 에 올레나 (Isole e Olena) 쉬라, 미국 스타몽 소비뇽 블랑, 스페인 리오하의 El Conjuro (콘후로) 이렇게 4병을 마셨고,

식후에 자리를 옆으로 옮겨 (자리가 넓다 보니 이런 것도 가능하네요...@@) Hill of Grace, Astralis, The Standish의 3가지 극상품 쉬라를 테이스팅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와 함께 Assailly의 로제를 마셨고요, 가장 마지막은 푸코표 김치로 만든 돼지고기 듬뿍 김치찌개로 해장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완벽하게 환상적인 밤이었네요. ^^

 

너무 취해서 지금도 정신이 해롱거린다는게 함정...

 

 

원래 제일 먼저 나온 것은 단호박 스프 였는데, 일부러 거칠게 손으로 갈아서 질감이 살아 있던..

엄청 맛있었는데, 사진이 없네요..

위 사진은 그 후에 나왔던 연어 카르파치오(?) .. 미나리와 설탕에 절인 오렌지 (혹은 귤?)가 같이 들어 있는데, 여러가지 양념과 상당히 독특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맛있었어요~



 

모모님께서 준비해 주신 맥적 구이 접시입니다.

맥적이란 돼지 목살을 된장에 재워서 구워내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데, 두툼한 저 고기는 왠지 삼겹살이었던 것 같기는 합니다.

아뭏든, 무지하게 맛있었습니다. 파란색 줄기는 미나리였나요? ;;; 뭔지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네요;;; 허브와 같은 맛이 맥적하고 조화를 이루던데... 모모님 센스 있으십니다.

제대로 된 요리 사진은 누구 다른 분이 올려 주시겠죠?

 

같이 했던 네 종의 와인들이 다 요리들과 잘 어울렸고 좋았습니다. 저는 특히 템버레인 스파클링이 맛있더라구요~

날도 더워 지는데, 종종 마셔줘야 겠습니다.

콘후로는 스페인어로 '(악령을 쫒는) 주문' 이라는 뜻인데 아마도 리오하이니 템프라니오로 만들었겠죠? 스페인 와인의 저력을 보여주더군요. 스타몽 소비뇽 블랑도 명불허전이었구요.

ㅎㅎ 사실은 제가 30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정신없이 마구 들이켜서 '맛있었다' 정도의 느낌 밖에는 거의 안 남아 잇는 상황이긴 해요.  밥먹으면서 이미 만취.. ㅜㅜ

 

게다가 옆에서는 호주 대표 쉬라 3종 세트가 대기하고 있었으니까요...



 

아름다운 자태의 호주 대표 쉬라 3종 세트.

저희가 서빙을 받은 순서는 Hill of Grace, Astralis, The Standish 였어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네요~

설명이 필요없는 아이들이죠.

특히 협찬인 Henschke Hill of Grace는 무려 1991년 빈티지.. @@

 



 

다시한번...



 

세 와인이 모두 쉬라즈로 만들어졌음에도, 그리고 쉬라즈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각기 성격이 많이 달랐어요.

24년 묵은 Hill of Grace는 많이 둥글둥글해졌고, 세련된 느낌이 보르도 5대샤또 쪽을 살짝 넘보는 느낌이었고요,

오크향은 많이 없는데 검은 과일향이 두드러졌고요. (한 잔, 그것도 취한 상태로 마셔서.. 매우 맛있었다! 라고 쓰고 싶으나, 그럴 수가 없는 완전 소중 와인이었어요. ㅎㅎ)

 

Astralis는 아직도 많이 두껍고, 진하고, 어둡지만, 그래서, 날 왜 벌써 땄어? 라고 외치는 듯 하지만.. 그래도 딴 걸 후회하지는 않을 만한 Performance를 보여 줍니다. 좋은 와인은 너무 일찍 따면 안 좋지만, 적당히 일찍 따면 또 이런 즐거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하루 이틀 더 남겨놨다 마셔 보면 확실히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오크, 쵸콜렛, 검은 과일향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쵸콜렛 향이 좋았습니다.  

 

The Standish는, 위 둘의 중간이라고 할까요? 실제로 이날 Standish가 가장 좋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레릭을 참 좋아하고,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도, Standish의 야성미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부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같은 검은 과일향이라고 해도 다 달라... ㅎㅎㅎㅎ  

 



 

색깔도 Hill of Grace가 가장 옅고, 그 다음 Standish, 가장 짙은 것은 Astalis네요. 사진으로는 잘 구별이 안되죠?


 

마지막으로 엄청 맛있는 샴페인 Assailly의 로제.

케잌도 두 종류였고, 김치찌개도 환상이었는데.. 그 사진들은 없네요.. 너무 취해 있어서... ㅜㅜ

케잌 하나는 바움쿠헨 (일명 나이테 케잌) 이었고,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하죠. 다른 하나는 생크림 케잌?

 

다들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해 왔는데.. 저는 지각하고, 들고 간 것도 없고.. 그래서 이렇게 후기라도 씁니다. ㅜㅜ

 

돌이켜 보면, 악령을 쫒는 주문도 있고, 장수 기원도 있고, 신세계지만 무섭게 발전한 호주 와인의 대표격들인 쉬라즈들도 있고.. 나름 매우 의미 있는 모모 Society의 Open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겠죠.  다들 반가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