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프레르 오크통

2012. 2. 5. 08:40Wine/와인 Story

지금 KBS에서 백년기업 특집 ('백년의 가게') 을 하면서 나오고 있다.

와인을 마시면서 오크통(Barrique: 225 리터) 에 대해서는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TV를 보니까 여기에도 참 오묘한 세계가 있다.



제작 과정

1. 회사 근처의 숲에서 벌목한 참나무 (Oak: 이게 참나무 인지, 떡갈나무인지 헛갈리긴 한다. 참나무과에 떡갈나무가 속하긴 하는데.일단은 참나무로 번역하긴 하는 것 같다.) 들을 보고 전문가가 적합한 목재를 선택한다. 베어놓은 나무들을 보면서 한아름드리 정도 되는 큰 나무들을 선택하는데, 나이테의 상태를 확인 하면서 결정한다. 나이테가 조밀하고 상태가 좋아야 와인이 새지 않는다.  
이렇게 결정된 목재를 4년 동안인가? 외부에서 자연스럽게 건조 시킨다.

2. 오크통 하나를 만드는데는 수십개의 널판이 필요한데, 그 폭은 매우 다양하다. 동그란 모양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다양한 폭의 널판이 필요하다. 참나무를 오크통 높이 정도로 자른 것 두개가 하나의 오크통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프랑스 오크는 미국 오크보다 나이테가 조밀하지 않아, 목재의 낭비가 심하다. (대략 80%를 버린다고...) 그러나 향이 더 좋기 때문에 프랑스 오크를 사용한다고...



나이테가 조밀하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 오크는 원의 중심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먼저 자르고 대략 목재 한덩이당 부채꼴 16개 정도가 (이건 정확하지 않음) 나온다.  미국 오크는 먼저 원을 중심으로 사등분 한다음 목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른다. 나이테가 조밀해서 결에 상관없이 와인이 새지 않기 때문이다. 자르는데는 거대한 전동 도끼가 쪼개는 방식인데 충격을 주기 보다는 위에서 밑으로 쑤욱 압력을 주는 식으로 결을 따라 자른다.

3. FF는 프랑스 기업이고, 프랑스 오크로만 만드니까, 여길 기준으로 이야기 하면, 부채꼴로 만든 조각들을 컴퓨터로 제어되는 톱기계에 넣어서 각각 다른 넓이로 정확하게 잘라낸다. 이건 수치제어를 사용해서 정확한 넓이가 되어야 한다. 쇠로 만든 동그란 테를 대고 장인들이 오크통 하나를 만들기 위해 세심하게 넓이를 조절한 나무들을 그 안쪽으로 나열하여, 밀착시키면 목재가 서로에 압력을 강하면서 오크통의 한쪽이 완성된다.
이 단계의 모양을 보면 한쪽은 동그란 쇠테가 두 개정도 있으면서 오크통 모양이 만들어지고, 반대쪽은 나무들이 부채살처럼 쫙 퍼진 그런 모양이다.




4. 오크통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과정은 Toasting이다. 참나무 chip을 원료로해서 불을 피워 오크통 내부를 그을리는 과정인데, 이게 단계별로 이어진다.

우선은 중불 정도의 세기로 바닥에 불을 피워 놓고 부채살 모양으로 되어 있는 부분을 밑으로 해서 덮어 쒸운다. 적당히 물을 뿌려가면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나무가 충분히 부드러워 진다. 이 상태에서 바닥에 동그란 조임쇠가 있는 부분에 부채살 모양을 올려놓고 조여 준 다음에 쇠테를 끼우면 비로소 오크통 모양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접착제 사용은 전혀 없고 나무들이 서로 주는 압력에 의해서만 통이 만들어진다.)

5. 여기서 본격적인 Toasting이 시작된다. 아까와 비슷하게 바닥에 불을 피워 놓고, 오크통을 그 위로 덮어 쒸운 형태로 실행되는데 지금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아주 센 불로 그을리는 단계와 아주 약한 불로 그을리는 단계의 두 가지가 있다. 각 와이너리들이 요구하는 Toasting의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와이너리 별로 적합한 Toasting을 수행한다. 일단 가장 큰 분류는 강, 중, 약 세가지인데 약의 경우 바닐라 향이, 중의 경우 토스트 향이, 강은 까먹었는데.. 증류주 용으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http://news.donga.com/3/all/20100305/26633290/1
동아닷컴  퍼옴.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방문한 와이너리의 오크통에서 ‘프랑수아 프레르(Fran¤ois Fr`ere)’나 ‘세갱모로(Seguin-Moreau)’라는 이름을 발견했다면 그 와이너리는 고급 와인을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최고급 오크통인 프랑수아 프레르를 100% 공급받는 행운의 와이너리는 전 세계에서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RC), 도멘 르루아, 도멘 데 콩트 라퐁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프랑스의 신생 와이너리 마스 라발이 DRC에서 1년 동안 이미 사용한 오크통을 확보해 그것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고 큰 소리로 홍보하는 상황이 납득이 된다. 미국 최고의 컬트 와인 중 하나인 마카신 자료에도 프랑수아 프레르 이름이 또렷이 박혀 있다.

프랑스 보르도 샤토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샤토 오브리옹은 잊지 말고 들러봐야 할 곳이다. 특이하게 양조장 내에 오크통 제작소가 있기 때문이다. 세갱모로에서 파견한 기술자가 이 샤토만을 위한 오크통을 만든다. 이 회사에서 만든 오크통은 샤토 마르고, 샤토 디켐, 이기갈, 크뤼그 등 주로 보르도, 론, 샹파뉴 지방의 명문 와이너리에서 인기가 높다.

이탈리아에서는 유고슬라비아나 슬로베니아산 오크통을 선호한다. 이 지역 오크에서 추출되는 다량의 타닌은 이 나라 대표적인 포도 품종인 산지오베제나 네비올로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최근에는 프랑스산 오크통 사용 비율도 월등히 높아졌다. 섬세한 맛과 향을 부여하기에는 유고나 슬로베니아산 오크통만으로 역부족인 듯싶다.

스페인에서는 많은 와이너리에서 미국산 오크통을 쓴다. 미국산 오크통과 프랑스산 오크통 사용 비율이 7 대 3에 이르는 베가 시칠리아는 프랑스산 오크통은 완제품으로 납품받고 미국산 오크통은 미국에서 수입한 오크를 원하는 대로 현장에서 직접 제작한다.

통당 와인 300병 정도를 얻을 수 있는 중간 정도 품질의 ‘바리크’(225L짜리 오크통) 가격은 통당 650∼700유로에 육박한다. 미국산은 프랑스산의 3분의 1∼2분의 1 가격만 지불하면 된다. 미국산이 프랑스산에 비해 바닐라, 캐러멜 향 등의 표현이 용이하다고는 하지만 역시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에서 채택하는 오크통은 프랑스산이다.
가격이 저렴한 와인인데도 마치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것 같은 맛과 향이 느껴진다면, ‘오크통 효과’를 낸 와인으로 봐도 좋다. 오크통을 만들고 남은 조각이나 널빤지, 톱밥을 모아 와인에 넣어 숙성시킨 것(oak aged)으로 오크통 1개 값의 10분의 1 수준으로 생산할 수 있다.

와이너리들이 좁은 와인 소개서 지면에 오크통과 관련된 정보를 괜히 적어두는 것이 아니다. 어떤 오크통을 얼마만큼, 어떻게 사용해서 와인을 만들었는지를 알면 포도 품종만큼은 아니더라도 와인의 맛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용한 잣대이자 와인 가격을 짐작할 수 있는 좋은 힌트다.
김혜주 와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