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9. 21:29ㆍ과학
원래는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바람에 길어졌다.
오히려 수학 영재 이야기 보다는 Frank Ramsey에 대한 글이 되어 버림. -_- ;;;;
아뭏든, 글을 쓰면서도 상당히 자극을 받았다. 그 뼈대가 무엇인지는 알겠으나, 그래도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 다양한 업적을 남기다니... 나도 분발해야겠다.
수학 영재는 주어진 시간에 빠르게 문제를 푸는 기술을 가진 애들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수학 영재 분야도 이렇게 왜곡 되어 있지만..)
수학에 큰 재미를 느끼고, 혼자서 다양한 관점을 개발해 가며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즉, 수학에 특화된 '생각의 힘'이 큰 사람.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나 입시제도에서 수학 영재가 나올 수 있을까? 부정적이다.
Frank Ramsey.
영국의 수학자, 철학자, 경제학자. 완전 천재.
1903년 2월 22일에 태어나 1930년 1월 19일에 27세 생일을 맞이 하지 못하고 복부 수술 이후 황달로 사망.
19세때 속성으로 독일어를 배운 후,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 (TLP)를 영어로 번역.
이때 비트겐슈타인에 감화되어 1923년 그를 만나러 오스트리아 행을 감행, 2주간 번역에 관해 토의.
(이 과정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저서 TLP를 수정했다고 함)
이후 비트겐슈타인이 캠브리지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일익을 담당하며, 1929년에는 그와 주기적으로 토론.
학위가 없던 비트겐슈타인은 17살이나 어린 램지를 지도교수로 해서 복귀함.
과격한 무신론자였으나 동생이 영국 성공회에 투신하는 것에는 관대하였다고 함 (후에 동생은 캔터베리 대주교가 됨)
1928년 형식논리의 문제에 대한 작은 논문을 썼는데, 이게 오늘날 램지 정리라고 알려진 것이며, 이후 램지의 법칙 Ramsey Theory라는 수학의 한 분야로 발전함.
"how many elements of some structure must there be to guarantee that a particular property will hold?"
즉, 어떤 구조에서 어떤 특정한 속성이 반드시 나타나려면 몇개의 요소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한 분야로,
다른 말로 표현하면, 충분한 크기의 어떤 시스템에서는 아무리 무질서해 보여도, 어떤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
이를 활용한 문제중 대표적인 것이 아래와 같은 Graph 이론을 활용한 것들이다. (비둘기집 원리를 확장한 것이 램지이론: 비둘기집 원리는 비둘기 수보다 비둘기집의 수가 많을 때, 모든 비둘기가 집에 들어간다면 적어도 하나의 집에는 2마리 이상의 비둘기가 들어가 있다는... 어찌 보면 간단한 이야기가 기본)
Complete Graph (n개의 꼭지점을 가지고 모든 꼭지점이 서로 독자적인 선으로 연결된 도형)에서 n이 충분히 크면 동일한 색으로만 구성된 변을 가진 Compete Graph가 반드시 존재한다.
즉, 거꾸로 이야기 하면 동일한 색으로만 구성된 변을 가진 x개의 꼭지점을 가진 Complete Graph가 반드시 존재하려면 n값이 최소 얼마여야 하는 지를 도출할 수 있다고 보면 됨.
이는, 파티 문제로 치환되어 어떤 파티에 서로를 아는 사람이 반드시 r명 이상, 서로를 모르는 사람이 반드시 s명 이상 포함되게 하려면 최소 몇명을 초대해야 하는지?가 될 수 있다. (안다/모른다는 관계를 변의 색깔로 봄)
이 외에도, 케인즈와 같이 협업하여 경제학 분야에서도 후대에서야 인정된 무시무시한 업적을 남김.
케인즈의 객관적 확률이론을 비판하고, 물리적 확률과 논리적 확률은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근거한 확률 이론을 전개함.
이는 후에 폰 노이만의 저서 '경제적 행동과 게임이론' (1944년)에 언급되면서 재조명 됨.
결국, 경제학의 큰 분야인 게임이론에도 선구적 발자국을 찍은 것임.
그 외에도 한 경제가 미래의 효용(utility)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를 저축(투자)해야 하는 지를 밝힌 논문과, 램지 요금 (Ramsey Pricing)이라고도 불리는 이론을 제시함.
Ramsey Pricing은 복수의 재화에 대해 가격 탄력도가 높은 경우에는 높은 세금을, 낮은 경우에는 낮은 세금을 물려서 세금 (수익)을 극대화 하는 방법임.
케인즈는 자신의 이론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램지가 캠브리지 대학 King's College의 교수가 되도록 힘을 씀.
약간의 우울증을 앓았던 램지는 정신분석에도 많은 관심이 있었음.
http://www.segye.com/Articles/News/Opinion/Article.asp?aid=20120606021529&cid=
세계일보 퍼옴
중국 중난(中南)대학에서는 류루(劉路)라는 22세의 학생이 중국 역사상 최연소 정교수가 됐다. 류루는 2010년 대학교 3학년 시절 수리논리학에서 어렵기로 유명한 ‘램지 정리’의 변형원리를 독자적인 방법으로 풀어내 국제 논리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램지정리’는 1990년대 초 영국의 수학자 시타푼(Seetapun)이 내놓은 추론으로 그동안 아무도 증명해 내지 못한 국제 수학계의 난제였다. (-->이건 잘못된 문장인 것 같음. 램지 정리 중의 한 부분? 분야? 라고 해야 맞을 듯...)
류루가 다룬 역(逆)수학은 오래전부터 해법을 모색해 온 문제이다. 예컨대 역(逆)공학이라는 것이 외국에서 완제품으로 구입한 전투기를 분해해 보고 그것을 근간으로 삼아 우리 기술로 전투기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역수학은 수학적 증명의 기초를 가장 근본까지 분석해 어떤 가정이 본질적으로 반드시 필요했고, 어떤 가정은 없어도 무방했는지, 즉 원래 명제의 역을 밝혀내는 것이다. 필자가 학창 시절 수학의 여러 기본 가정 중 직관적으로 받아들인 이런 것이 있다. 직선이 있고 그 옆에 다른 점이 있으면 그 점을 지나는 평행선이 있다. ‘평행선 공리(公理)’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 가정이 필수불가결한지 아닌지를 증명하기 위해 무수한 도전과 실패가 계속돼 오면서 오랫동안 수학자들을 괴롭혔다. 류루가 증명한 것은 역수학에서 잘 알려진 기본 가정 두 개가 서로 독립적이며 그러므로 두 개 모두가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었다.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류루는 “천재라고 불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나는 수학적 재능을 조금 물려받았고 수리논리학 분야에서 실력이 뛰어난 평범한 학생일 뿐”이라고 했다. 또 그는 “개인은 자신만의 특별한 점이 있으며, 나 역시 어릴 적부터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끊임없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내가 감탄했던 점은 이 수학 천재가 부모의 희망과 다르게 스스로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좋아하는 수학자의 길을 택한 것과 자기성찰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입시환경에서는 안타까운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출제 문제를 다른 학생보다 조금 일찍 풀어내는 재능은 대부분 영재성이 아니라 선행학습의 결과일 뿐이다. 국제수학경시대회에 북한이 출전하자마자 높은 등수를 얻은 이유다. 수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라 원리가 이해되면 풀 수있는 과목이다.
어느 분야에서 영재가 되기를 원하면 다른 과목에서는 평균 수준으로 만족해야 한다. 전 과목 2등급보다는 한 과목 0.1등급이 사회에 훨씬 더 많이 기여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명문대 인기학과 진학 그 자체가 최종 목표인 수재나 영재 만들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이미 과학고의 희소가치가 낮아져 영재고를 여기저기에 만들어내고 있다. 영재고가 시들해지면 그때는 또 천재고를 만들자고 할 것인가.
http://www.ajunews.com/common/redirect.jsp?newsId=20120326000278
아주뉴스 퍼옴
류루는 중학교시절부터 학교수업이 끝나면 수학이론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대학입시시험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은 채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에만 매진했다. 대학입시에서도 부모님의 뜻을 거부하고 수학과를 선택했다. 계속 수학이론에 매진한 그는 2010년 램지정리를 증명해내며 일약 학계에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는 지난해 대학 본과논문심사를 통과했으며 곧바로 저명한 수학자 허우전팅(侯振挺) 밑에서 박사과정에 돌입했다.
류루는 "내가 다른 학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단지 그들에 비해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을 뿐"이라며 "나는 초등학교 2,3학년부터 호기심에 '수학100가지 기본문제' '고대중국수학사상집' 등 수학이론서를 스스로 구해서 읽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은 모두 스스로의 특별한 점이 있고 자신만의 장점이 있으며 나 역시 수학에 장점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교수임용을 두고 학계에서는 경험이 적고 어린 류루에게 교수칭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류루는 이에 대해 "교수라는 칭호를 부여받기 위해서는 학술성과는 물론 경력과 자격이 뛰어나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힌뒤 "하지만 내게 있어 교수 칭호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류루는 "과거 나의 장기적인 목표는 수학이론을 연구하는 것이었다"며 "당장은 명확한 목표를 세운뒤 앞으로 더 많은 분야를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