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 Liquor/와인 & 주류 Story

피에몬테 바롤로 DOCG

창공의 카프카 2024. 12. 13. 11:58

 

단골 와인샵 게시판에 올렸던 글을 가져옴. 그래서 존댓말인데 여기랑 안 맞아서 되게 어색하네... ㅋㅋㅋㅋ


 

이번에 이탈리아 북부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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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몬테에는 딱 이틀 있었는데요, 바롤로 하루, 바르바레스코 하루 이렇게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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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리투리스모를 처음 이용해봤는데 매우 좋았고요, 앞으로는 이탈리아 와인동네를 방문할때는 이렇게 이용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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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공유 차원에서 글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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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바롤로 DOCG를 이해해야 하는데, 의외로 바롤로 지역은 보르도나 부르고뉴에 비해서 제대로 된 지도를 발견하기도, 구글 맵에서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거꾸로, 어쩌면 제가 보르도나 부르고뉴를 잘 이해하는 건 방문을 해봤기 때문일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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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전반적으로 언덕 지형들이 다수 있는 평원, 아니면 아예 산지라고 이해하면 되는데요, 우리나라하고 같은 반도라도 느낌은 상당히 다릅니다. 우리는 보통 평지 물 옆에 마을이 형성되잖아요? 그런데 이탈리아는 항상 높은 언덕 위에 마을이 형성되더라고요. 물론 피렌체 등과 같이 평범하게 town이 생성되기고 하지만, 이탈리아 소도시들을 보면 그리고 심지어 로마까지도 언덕 위! 이게 기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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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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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DOCG는 사실 11개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제가 이중에 디아노 달바, 라모라, 바롤로 이렇게 3군데를 가봤거든요? 다 언덕 위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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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아래는 포도밭이 펼쳐져 있고, 그 중에 또 높은 곳에는 집이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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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지역으로 들어갈때도 도로는 갑자기 길 옆으로 들어가면서 위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이건 바르바레스코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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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형적으로 저한테는 참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한국에서 살아온 저는, 와인 지역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그냥 평평한 길을 달릴 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아예 다른 고도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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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에 보는 것처럼, 피에 몬테는 산 기슭이라는 뜻이고, 알프스 남쪽 산 기슭에 있는 Alba라는 동네에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가 붙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가까이에 있는 산 기슭은 아니에요.. 백 킬로 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요. 그런데 제가 tasting을 위해 들렀던 Abrigo Fratelli 와이너리에서 듣기로는 날씨가 좋으면 알프스가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뭐.. 근처라고 볼 수도 있겠죠? )

 

 

위 지도는 La Rosa 와이너리에서 가져온 건데요, 이 지도에 잘 나타나 있듯이, 이 밭의 DOCG는 바롤로이고요, 그 다음에 마을은 Serralunga D'Alba 이고요, MGA (Menzione Geografica Aggiuntiva)는 Fontanafredda이고요, 그 다음에 밭이 La Rosa가 되는 거죠. 이런 계층 구조가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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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부르고뉴에서도 크게는 부르고뉴이지만 그 안에 쥐브리샹베르뗑 같은 마을이 있고, 거기서 또 큰 밭으 나뉘어 지고, 거기서 세부 소유자의 밭으로 나누어지는 그런 구조를 생각하시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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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Comune 꼬뮤네라고 보시면 되고, 아래는 바롤로 꼬뮤네의 광장에서 찍은 사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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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라 La Morra 마을의 카스텔로 광장에서 밑을 내려다 보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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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것처럼 마을의 위치는 매우 높고, 포도밭은 밑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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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바롤로 지역으로 진입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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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더운 날이었고, 햇볕이 한국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오후 늦게 였는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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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바로 숙소로 직행했는데, 바롤로를 지나서 디아노달바 Diano D'Alba 마을에 있는 아그리투리스모였습니다.

 

저녁이 늦은 시간이어서 호텔 레스토랑은 문을 닫고 대안으로 추천받은 마을 술집에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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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네 마을은 바롤로 보다는 화이트 와인 쪽에 강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화이트 한잔 시켜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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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와인 치고는 상당히 수준이 높았습니다. 지금 사진을 다시 보니 라벨도 참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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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게 Langhe라는 것은 바롤로보다도 넓은 지역의 이름이고, 여기는 DOCG가 아니라 DOC라는 것을 알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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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노 달바 마을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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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어느 마을을 가나 그림이에요.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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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그 유명한 안개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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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올로라는 포도 품종이 안개라는 뜻이잖아요. 껍질이 얇아서 강한 태양에는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는데 오전 늦게까지 이어지는 안개로 포도가 보호를 받아서 네비올로가 자랄 수 있는 동네라고, 배웠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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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눈으로 봤습니다.

 

바롤로는 바롤로인데, 화이트 와인이 더 유명했던.. 디아노 달바의 제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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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도 친절하고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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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주변의 포도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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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높은 곳에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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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밑에는 포도밭. 이런 풍경이 끝없이 계속되는 게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지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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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바롤로 꼬뮤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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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DOCG로 들어가는 길이 바롤로보다 더 높아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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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성처럼 보이는 것이 광장에 있는 바롤로 와인 박물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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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지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저 바롤로 마을 자체가 다른 밭들보다는 더 높은 언덕으로 있습니다. (물론 이런 지형에서는 그 위쪽으로도 포도밭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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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좀 뒤바뀌긴 했는데 이건 저 앞쪽의 동그란 조형물을 찍었던 라모라의 카스텔로 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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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도 몇 군데 방문을 시도했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명한 곳들은 몇 주 전에 예약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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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입구컷 당했어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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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olo Scavino 와이너리... .의 초인종. ㅋㅋㅋ

 

들어가는 입구. 예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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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Roberto Voerzio 의 조카 Alberto Voerzio의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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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 집이 실제로 거주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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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몇 배 큰 건물을 새로 짓고 있었습니다. 공사장을 좀 서성거리니까 터프한 이탈리아 노가다 아저씨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십니다. 테이스팅을 해보려고 하는데 Alberto하고 연락할 방법이 없다고 했더니 갑자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연결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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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분명히 이름이 Alberto Voerzio라고 떠 있었어요... 통화를 했는데, 다음날은 가능하지만 당일은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그럼 내일 오겠다고 얼떨결에 약속을 해놓고.. 생각을 해보니 아차, 내일은 베로나로 이동하는 날이지. ;;;;;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다시 전화해서 취소했습니다. (천금같은 기회였는데.. 왜냐하면 이 사람이 결국 Roberto의 후계자가 될 거거든요.. 엄청 유명해질거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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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원조인 Roberto Voerzio의 와이너리 건물. 여긴 뭐 그냥 인기척이 없어요. 대문만 찍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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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라모라를 찍은 거였나? 이건 확신이 잘 안가는데... 아마 라모라 맞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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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마을 표지판. 저렇게 빨간 줄을 그은건 여기까지라는 뜻인가? 잘 모르겠네요.

 

이상 대략 적어본 바롤로 마을 체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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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시간되면 바르바레스코 편도 적어볼게요. 저는 개인적으로 바르바레스코가 더 마음에 들었어요.


 

 

바르바레스코는 여기다 적어야겠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