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인재는 Star가 아니라 Comet 이다?
분명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자기 회사를 설립했겠지. 아니면 독립된 전문가로 살고 있던지... 조직이 그런 사람을 내부로 포용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 글과는 비슷하지만 좀 다른 논의가 '나의 가치'와 '회사의 가치'에 관한 것이다.
어떤 회사에서 빛나던 인재가 그 회사를 나와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스러져 가는 것을 종종 본다.
그 사람은 그 회사라는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걸 자기의 역량이라고 착각하고는 회사를 나와 버린 것이다.
회사라는 Context는 무시할 수 없는 Power이다.
지혜는 냉정하게 자신의 역량과 Context의 역량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내가 회사를 나가서 어떤 것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자기 연봉이 적다고 불평하는 경우, 사실은 자기 역량을 과신하는 것일 수가 있다.
... 아니라면, SuperNova가 되어서 빛을 발할 것이다.
진짜 몸값 하게 하려면 역량 비슷한 동료가 꼭 필요
◎ 왜 이 기사를 읽어야 하는가?
높은 몸값을 주고 어렵게 영입한 A급 인재. 하지만 이게 웬일?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그는 빛 좋은 개살구였던가? 하버드대학교 보리스 교수는 MIT Sloan Management Review 최신호에서 A급 인재를 모셔오기만 하면 어떤 상황이라도 좋은 성과를 내며 조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슈퍼맨 환상’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A급 인재가 진가를 발휘하기 위한 필요조건과 명심해야 할 사항을 알아보도록 하자. (편집자주)
A급 인재가 빛을 발하기 위한 조건은?
고생 끝에 영입한 우수 인재, 그러나 기대를 못 채워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그럴까? 하버드 대학교 조직 행동론 경영학자 보리스 그로이버그(Boris Groysberg) 교수에 따르면, A급 인재 즉, 고성과자는 스스로 빛을 발하는 스타(star)라기보다는 수많은 발광체로 이루어진 혜성(comet)과도 같다. 다시 말하면, 고성과자가 창출하는 성과의 30%는 자신의 개인적 역량에서 나온 것이지만, 나머지 70%는 회사의 경영 시스템, 교육훈련, 문화적 풍토 등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유능한 사람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영입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후속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보리스 교수는 여러 여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비슷한 역량을 가진 동료들 꼽았다. 역량이 엇비슷한 동료들과 협업의 환경이 조성되면, 개인의 역량이 증진됨은 물론,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고 인재의 이직률도 낮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료들과의 협력이 가져오는 구체적인 효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정보 교류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만들어 낸다
최신 동향, 경쟁사의 움직임 등 A급 인재들은 늘 최신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보력이 뛰어났기에 A급 인재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주변 동료들과 좋은 정보를 교환하는 데 열을 올린다. 더불어 단순히 정보를 모으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전혀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낸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한 전임 임원은 전문 영역이 다른 직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은행업무를 하는 직원과 보험업무를 하는 직원이 각자 세상과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 이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고 정보를 나누다 보면, 혼자 일했다면 알지 못했을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A급 인재들에게 정보는 1 더하기 1은 2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다. 10 혹은 100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2. 서로에게 건전한 비판가의 역할을 한다
역량이 비슷한 동료의 건설적인 비판은 A급 인재가 성장하는데 좋은 발판이 된다. 소비자에게 최종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앞서, 내부에서 여과 없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산하면서도 불필요한 것들은 제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증권사 스탠포드 C. 번스틴(Stanford C. Bernstein)에서는 포트폴리오 전략가들이 동료 애널리스트들에게 객관적인 피드백을 주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이를 통해 애널리스트는 고객에게 좀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보고서를 제공할 수 있다.
3. 좋은 후광효과를 형성한다
후광효과란 무엇인가? 어떤 대상의 전반적인 인상에 따라 세부적 사항들에 대한 평가까지 좌우되는 경향을 말한다. 구글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이름없는 회사의 프로그래머보다 능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런 것이다. 사실 이런 기대감은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이끌어 낸다. A급 인재가 모이면, 그 조직 전체에 대한 좋은 인상이 생기고, 그에 상응하는 성과까지 이어지는, 바람직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후광효과를 통해, 직원들은 회사 외부에서도 이익을 얻는다. 예를 들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의 경우, 중소 투자기업의 애널리스트보다 포춘 500대 기업 임원과의 미팅을 잡는 것이 훨씬 수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론적으로 A급 인재는 비슷한 역량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동료가 확보되면, 서로 시너지를 내며 자신들의 몸값대로 조직에 기여를 할 수 있게 된다. 즉 A급 인재를 위한 ‘노는 물’이 어느 정도 형성이 되게끔 해주는 것이 회사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A급 인재가 몰리는 회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은 단순히 최고의 직원을 고용하는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직원 채용만 하고 나 몰라라 한다면, 그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생존경쟁에서 도태되기 쉽기 때문이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도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우리 기업과 맞는 인재를 뽑는 것부터
A급 인재의 채용 인터뷰 때, 해당 부서 직원뿐 아니라 다양한 관련 부서의 직원을 대동하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리서치 파트의 업무를 해야 할 직원을 뽑는다고 할 때, 리서치 파트뿐 아니라 세일즈, 트레이딩 등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이 인터뷰에 참여한다. 많은 직원이 참여한 직원선발 프로세스는 입사자의 다양한 면을 평가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추후에 새로 입사한 직원이 조직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준다.
직원을 채용할 때, 대부분의 기업이 직원의 성향과 성과에 치중한다. 하지만 기업문화에 적합한 인재인가를 살피는 것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스타급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하지만 영입된 인재와 회사의 문화가 맞지 않을 경우에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을 뿐이다. 직원이 조직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와 시스템을 익혀 나갈 수 있는 탑승수속(On boarding) 프로그램을 갖추는 것 또한 필요하다.
둘째, 기존 직원의 사기를 꺾을 만큼 지나친 금전적 보상은 삼가라
높은 몸값이 동기 부여의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영입 인재에 대한 높은 연봉과 파격적인 대우는 기존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결과를 낳는다. 사실 A급 인재는 금전적인 보상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동료와 성과를 내는 것에 만족감을 크게 느낀다. A급 인재의 경우, 훌륭한 인재들과 함께 뛰어난 성과를 내기 위해, 높은 연봉을 마다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셋째, 동료들끼리 협업할 수 있는 업무환경과 보상체계를 조성하라
A급 인재는 업무 일정이 빡빡하여 동료들과 협업이 자연스레 일어나기는 힘들다. 이를 위해 관리자는 주변 동료와 함께 전문 지식을 나눌 수 있는 미팅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전체 미팅은 1년에 1번, 그룹별 미팅은 1년에 3번, 화상회의는 1달에 1번 등 기업 차원에서 시간이 배정되어 있다면 직원들 간의 협업은 더욱 자연스레 이루어 진다. 부서를 넘나들며 자주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 단지 개인업무 성과에서 벗어나 다른 동료의 업무에 기여한 정도를 포상하는 보상체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미국의 대형 로펌 듀에인 모리스(Duane Morris LLP)의 경우, 개인 성과가 낮은 직원이라도 다른 직원의 세일즈 작업을 돕기 위해 시간을 썼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준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업무 때문에 팀의 업무를 소홀히 하는 이기주의적인 팀 분위기는 사라진다. 자연스레 팀 성과를 위해 협업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넷째, A급 인재가 협업해야 하는 다른 부서의 역량도 같이 키워라
경영자는 A급 인재가 업무 전반에서 탁월함을 보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골드만삭스의 경우 스타 애널리스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세일즈 팀의 역량 강화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거금을 들여 영입한 외부인재가 내부에서 제 몸값을 해 내려면, 높은 연봉과 대우에 앞서 함께 뛸 수 있는 동료가 더 중요하다. 동료들과 함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이 A급 인재를 A급 인재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환경과 분위기를 만든다면 A급 직원들이 몰려 들어서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는 회사가 될 것이다.
사유라 IGM 주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