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의 카프카 2011. 4. 17. 14:18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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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Cost는 네이버 백과사전에 보면 '기업이 생산·판매를 통하여 재생산활동을 지속시켜 나가는데 직접·간접으로 필요로 하는 비용의 총액' 이라고 나온다. 총비용은 다시 고정비용과 변동비용으로 나오고, 특히 변동비용 중 생산량 증가와 비례하지 않는 '불비례 비용'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정말 사전적 정의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정도의 설명으로는 Total Cost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고, 그 중요성에 대해 조금도 insight를 받을 수가 없다. 이 글에서는 간략하게 Total Cost에 대해 알아보고 그 의의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Total Cost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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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Cost는 '총 비용'이고, 그 말 그대로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의미한다. 문제는, 경영철학이나, 기업의 문화나,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이 총비용이 달라진다는 데에 있다.

재료비, 인건비와 같이 누구나 인정하는 비용 말고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함으로써, 정의를 더 명확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1. 설계비 (연구개발비)
자동차의 경우 대표적으로 모델별로 오랜 개발 기간과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상품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상품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는 Basic Engineering에 해당하는 연구 활동에 대한 비용과, 상품에 반영되지 못한 실패한 연구에 대한 비용이 될 것이다. 이러한 비용에 대한 적절한 배분 정책과 인식이 필요하다.

2. 간접비
생산 인력이 아닌 행정 인력들 (구매, 총무, 인사, 회계, 재무, 마케팅, 환경 등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포함한 판관비와 공통으로 들어간 전열비, 연료비, 운송비 등등을 어떻게 인식하고 배분할 것인가? ABC 원가라는 방법론이 있기는 하지만, 이 조차도 조직의 변화나 운영환경의 변화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어렵다.

3. 재고비용
대표적인 Black Hole 중의 하나이다. 일단 구매하고 나면 현장에서 일정한 장소를 차지하고, 관리비용을 발생시키는데, 그 이후로는 파악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들이 '적정재고 수준'이라는 화두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한데, 사실상 그때 그때 달라요가 답인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는 '우리는 그딴거 측정 안해요'인 경우까지 있다.

4. 사회적 비용
요새 들어서 주목을 받고 있는 비용인데, 장애인 위주의 사업장에서 구매를 하여 기업 이미지도 높이고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는 등 플러스 적인 부분과, 공해 유발 업체와의 거래나 환경 호르몬 위험성이 있는 자재를 구매하여 발생하는 기업 이미지 추락 및 고객 이탈의 마이너스 부분이 있다. 지역사회와의 관계 구축이나 환경,노동,인권 이슈 등 다양한 폭탄들이 존재하므로 전사 전략 및 마케팅 기획 부분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5. AS 비용
판매 이후 비용은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고객들의 이미지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하고, 크기가 만만치 않은 경우가 많다. 당장 싸다고 구매했다가 나중에 대량 AS 사태가 발생하여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경우가 빈번한 Total Cost계의 다크호스 이기도 하다. 비용을 단기적 관점으로 보느냐 장기적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중요도나 인식이 많이 달라지는 비용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부품을 PLM 상에서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막상 AS 를 해주면서도 어떤 업체의 어떤 부품과 어떤 생산프로세스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6. 유지보수 비용
설비와 같은 자산성 자재의 구매시, 유지 보수 비용을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많다. 특히 독일, 일본 등의 국가에서 해당 설비에 대한 운영 교육에 대해 추가비용을 요구한다든지 하는 경우와 보수 자재에 대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책정한다든지 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제품에 들어가는 자재인 경우에도, 위 AS 비용과 연계되거나 혹은 고객이 유지보수에 비용을 많이 들어야 되는 경우라면 제품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7. 부수적 효과에 대한 비용
발전소, 고속철도, 교량 등과 같은 사회 간접자본이나 기업 진출, 공장 신설 등 여러가지 경우에 있을 수 있는 일인데, 구매에 대한 혜택으로 기타 여러가지 다른 Benefits을 약속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혜택 중에 알짜가 많은 경우가 있으므로 이런 것을 얻지 못할 경우의 기회비용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 기술제공 같은 것도 좋은 사례이다.
작게는 끼워팔기 같은 경우나, 대량구매시 할인 같은 경우도 이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8. 장기적 Benefit
신사업에 진출한다든지 하는 경우, 공급사 쪽에서 많은 알짜 정보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좋은 공급사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만을 가지고 공급사를 판단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 공급사일 것이라는 판단과 전략에 근거해서 장기적 관리 Plan 하에 구매 하는 것이 좋다.

9. 복잡성 Cost
전체 최적화와 부분 최적화의 문제로 볼 수도 있는데, 개별적인 자재들 하나하나로 보면 최저가로 구매를 하고 있어도 인력, 프로세스, 관리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전체적으로 보면 오히려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표준화 및 공용화를 통한 자재수의 감소와 핵심 공급사 위주로의 협력사 수 감소가 대안이며 단기적으로 비용이 추가 되기는 하지만, 시스템 투자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모듈화 설계는 수십년에 걸쳐 진행되어야 할 장기적 Vision이 될 수도 있다.

10. 인적 Cost 및 Location Cost
큰 관점에서 보면 인력에 대한 적절한 운용이 Cost에 중요하다. 이는 생산성으로도 연결이 되는데, 비정규직을 열악한 조건으로 활용하는 경우 Total Cost관점에서는 아주 안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지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위험이나 비용 요소가 있을 때, 이전 비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아예 사이트의 위치를 바꾸어 버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규제, 에너지 비용, 인력의 수준, 노조 문제, 물류비용 등 다양한 요인들이 그 검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Total Cost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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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실적 위주의 경영이 만연한 근래의 기업 환경에서 Total Cost는 외면받는 개념일 수도 있다. 각 부서는 KPI나 BSC에 따라 당장의 원가 절감율, 수익 증대율 등에 따라 평가를 받고 인사가 취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제대로 추진 됬을 때, Total Cost는 어려운 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Total Cost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수적 역량들이 개발될 것이고, 경쟁력을 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원가를 확실하게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가 화두이다. Total Cost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장기적,근본적 관점의 검토 및 실행 말이다. CSR과 마찬가지로, TC 도 소극적인 위험 관리는 물론, 적극적인 매출 증대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