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 컨설팅/전략

POSCO vs. 현대제철

창공의 카프카 2010. 11. 27. 18:26
품질이 안되면 아무리 계열사라도 쓸 수가 없다.
그러니, 조기 품질 확보 및 안정화가 핵심 이슈일 수 밖에 없다.

자동차 강판 및 조선용 후판은 각각 현대/기아차와 현대 중공업이라는 최대 Buyer를 끼고있는 현대제철이 적어도 내수 시장에서는 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로 인해 독점적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던 POSCO에 경쟁자가 생긴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 및 POSCO에도 큰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만, 현대제철이 손쉬운 내부영업 및 매출에만 국한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의미가 많이 퇴색될 것이다.

현대그룹 문화의 특성상, 겉으로는 순조롭게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엄청난 문제들이 계속 터지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두 회사가 Global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모두 성장하길 기원한다.




2010년도 이제 한달여 만을 앞두고 있다. 2010년은 그 어느 때 보다 부침이 심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파고 속에 국내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그야말로 사투를 벌였다. 다행히 국내 대표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로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2011년은 2010년과 글로벌 무역전쟁 등 또 다른 경영환경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주요 라이벌 기업들의 2010년 경쟁구도를 결산하고 다가올 2011년의 새로운 불꽃 경쟁을 전망하는 ’2011 불꽃 라이벌’ 기획시리즈를 헤럴드경제 <2011 비즈맵>에서 발취해 연속으로 소개한다.

2010년에 현대제철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던 일관제철소를 마침내 당진에 건설했다. 이는 국내 철강업계의 판도를 변화시킨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간 국내 유일의 고로제철소를 갖고 독점해오던 포스코의 아성에 현대제철이 도전장을 내밀게 된 것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간의 철을 둘러싼 ‘철(鐵)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개막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포스코가 여러 면에서 월등하게 앞서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현대제철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격돌하는 최대 격전지는 자동차 강판, 조선용 후판 등 철강재 2대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생산규모, 기술력에서 포스코가 월등히 앞서가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현대제철도 그룹시너지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뿜어내고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시장 확대, 현대제철은 조기 품질 확보가 핵심 키워드다. 


특히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개발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직접 만든 쇳물로 고품질의 자동차 강판을 개발, 생산이 가능해진 만큼 고품질의 강종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경쟁력은 강판에 달려 있다”며 강도가 높고 무게가 가벼운 차세대 철강재 개발을 입버릇처럼 주문해 왔다. 그 결과 자체생산한 쇳물로 올해 자동차 내판재를 시작으로 내년엔 외판재를 양산한다. 이어 오는 2012년 고성형 외판재, 2013년 초고강도강 자동차강판 연구개발 등 양산 로드맵을 잡아놓고 있다. 

포스코 입장에선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제조업을 갖고있는 경쟁자의 등장이 반가울 리 없다. 때문에 내수시장에서의 경쟁 상황을 공격적인 해외시장 확대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중국, 인도 등 자동차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후발주자가 빠르게 치고 오면서 포스코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차세대 고품질 자동차강판을 속속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을 현지에서 단순 가공해서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원료-생산-가공을 현지에서 해결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인도에선 오는 2012년 45만t 규모의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공장(CGL)을 가동하고 중국에선 자동차강판 생산공장 설립을 적극 타진 중이다. 궁극적으로 미국, 아시아 지역 등 자동차 공장이 있는 곳에는 강판 생산공장을 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을 포함, 올해 매출의 35%가 넘는 11조원 이상을 해외수출로 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강판 판매량(2008년 650만t)은 전체 판매량의 2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용 후판시장도 그 전투가 치열하다. 현대제철이 새로운 플레이어로 뛰어들면서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포스코와 후판 전문 동국제강이 수십년간 지속해 온 ‘1강1중’ 구도가 깨진 것이다.
현대제철은 후판생산 4개여월 만에 10대 국제공인 선급기관의 선급인증을 취득했다. 2010년에만 105만t의 후판을 생산한다. 특히 최대 수요처이자 형제그룹인 현대중공업과 기술협력 등 전략적인 관계로 후판생산 경험이 없던 현대제철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후판 생산능력으론 포스코(400만t)가 단연 앞선다. 더욱이 포스코는 2010년 하반기 전남 광양제철소에 연산 200만t 규모의 후판공장까지 준공하며 생산물량을 더 늘렸다. 

여러 상황에서 볼떄 포스코와 현대제철 간 경쟁이 본격화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포스코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철강시장에서 현대제철의 진입은 아직 포스코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경쟁요소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관건은 현대제철이 판재류에 대한 생산과 영업을 강화하고, 포스코가 협력범위를 추가로 확대하거나 향후 새 시설을 증설, 제품규격을 확대할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영업현장에선 포스코가 고객사들을 위한 보상기준과 범위를 새로 바꾸고, 납기를 단축하는 등 경쟁효과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영업 강화에 머물지 않고 마케팅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도 받았다. 

현대제철은 최근 2고로 화입식을 갖고 연산 800만톤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1,2고로를 만들어 낸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고로 800만톤, 전기로 1200만톤 등 모두 2000만톤의 연산 능력을 갖춰 세계 10위권 철강회사로 우뚝섰다. 세계 3위인 포스코를 따라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최근 보여준 현대차그룹의 저력과 추진력에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