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9. 21:53ㆍ맛집/성수 군자
레스토랑 고무래.... 검색해서 찾아간 곳인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기대보다 괜찮았던 곳.
셰프가 혼자 요리도 하고 서빙도 하는 구조인데 바쁘지만 행복해 보였다. 내 마음도 충분히 기다릴만한 여유가 있었고.
일단 지도 보고 찾아가지 않으면, 길에서는 레스토랑이 잘 안 보인다. 2층이라서 더 그런듯.
올라가는 계단도 그리 친화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다 문을 연 뒤의 반전을 위한 것! 을지로에 이런 컨셉의 가게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면이 두껍고 넓어서 씹는 맛이 있었던 호박 파스타.
새우와 트러플 오일, 부추 오일이 들어갔다는데 처음 먹어보는 파스타였다. 트러플 향은 거의 느낄 수 없었지만 맛은 아주 좋았다. 저 초록색이 부추 오일인데 간판하고 깔맞춤...
셰프가 젊은 친구인데 인상도 좋고 (잘 생겼음)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아주 느낌이 좋았다. 설명을 보니까 몇개 대륙을 여행하고 와서 차린 가게라고 한다. 부럽다 젊음!
언젠가 친해진다면 여행 이야기도 같이 나눠보고 싶다. 근데 우리집에서는 너무 멀어서.. 과연 ?
음악과 실내가 인상적이었다. (이래놓고 실내 사진 없음..;;;)
창문 사진으로 대신한다.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 넓었으며, 일률적인 세팅이 아니라 소파도 있고 바 자리도 있고 뭔가 느슨한 가운데 편안함이 느껴지는 그런 공간이었다.
저 초록색이 로즈마리일 것이고, 역시 깔맞춤.
저 치즈는 그라노 파다노. 파마산 대신 그라노 파다노를 썼다는 점에서 섬세함이 돋보인다. 내가 집에서 쓰는 치즈는 페코리노 로마노이긴 하지만... 이탈리아인이 아닌 나로서는 어디에 뭐를 써야겠다는 감이 잘 없다. 만일 내가 요리했다면 나는 페코리노 로마노를 저렇게 갈아서 놓았겠지.
빨간색은 마리나라 소스. 토마토 기반의 소스이다. 가지를 이렇게 굽는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고급스럽게 맛있는 가지였다.
양갈비는 모모님이 해주던게 생각이 나서 손으로 들고 기세좋게 씹었다가...;;; 힘줄 부분인 바람에 후퇴.
수비드 한 것이 아닌 관계로, 기본적인 질김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상당히 부드럽다.
구운... 이 아닌 태운 레몬이 같이 나왔고, 밑에는 감자 퓨레 그리고 애플 민트.
크기도 크고 맛있었다. 양고기 이상하게 하는 데들 진짜 많은데 이집 정도면 아주 좋다.
새로 오픈한 가게라, 온라인 상에서 흔적이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바쁜 와중에 내가 블로그를 쓰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오래 사랑받는 가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요리 하나하나가 기분 좋고 새로운 시도가 보여서 좋았다.
아참, 와인이랑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가게 와인들을 리스트만 봤지만 나름대로 주인장께서 정성을 들여 고른 것 같다.
콜키지는 2만원이지만, 가성비 좋은 와인들도 준비되어 있으니 주문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다만 잔은 그냥 좀 두꺼운 잔이다. 레스토랑 컨셉에 오히려 어울리지 않나 싶다.